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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호 작품(윤경선)



추천 :	170	이름 :	정유미	작성일 :	2017-09-14 17:19:59	조회수 :	1,168

세월

윤경선

나뭇잎 사이로 햇살 한 웅큼
별빛 한 번 스치면
하루가 지나갔다

진달래 개나리 피었다고
봄바람 귀뜸하는 사이
어느새 여름

누렇게 익은 들판 위
콤바인 한 바퀴 돌고

허리 한 번 굽혔다
펴는 사이 겨울이다

허공에 뜬 구름 쳐다보는 사이
한 생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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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램

윤경선

삼십 칠세 긴 낚싯대
연못 깊이 던져 놓고
찌가 흔들리길 기다린다

한 끼 먹고 버리는
장어 붕어 보다

진흙의 역경 견디며
꿋꿋하게 살아온
속 깊은
연꽃 하나 낚아 올려
내 뜰 안에 심어 놓고

같은 곳을 바라보며
길을 내고
봄이면 새싹 움트는
기쁨 나누며
저녁 노을이 아름다운
강둑을 그대와 걷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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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

윤경선

잿빛 하늘 드리워진 세벽
소리 없이 살금살금
자유공간 조여 오는
순백의 그림자
순식간에 포위 되었다

올곧게 살아온 대나무
무슨 죄일까
고개 푹 숙인 채 말이 없고
욕심 없이 다 벗어 놓은
겨울나무 무슨 죄인가
사시나무 떨듯 상기된 얼굴

독방 창가 서성이다
김치 두 조각 콩밥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고
가만히 누워있는 머리맡에

불교 책 시린 눈 맞춤
참회록 문구 읽으며
108배 한다
저 하얀 세상 발자국 하나
남기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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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는 못 참아

윤경선

길조라는 까치
평화의 상징 비둘기
옛말일세
전깃줄이 나뭇가지인양
집을 짓고
누구네 밭에 콩 참깨 심는지
눈여겨 본다

인심 좋은 시골 아낙네 뿔났다
까치 비둘기 노루 벌레
먹고도 내 먹을게 반정도는 되겠지

간 밤에 한 포기도 남기지 않고
다 먹어 치웠네.

파일 : 25호_윤경선(시4).hwp (12.5 KB), Download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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