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매
하 철 종
그 사랑 죽어도
갚지 못하리 나는
오늘도 시계탑 밑에
엉거주춤 서서
무연스런 얼굴로
아들의 차를 기다리는 울엄매
야야이! 오메가, 비타민, 낫토
꼭 챙겨 먹어라이
여섯 달을 꼬박 묵으면
혈관이 다 뚫힌단다이
칠순 당신 몸보다
아들 건강 더
신경쓰이는
*울엄매야 울엄매.
그 사랑 죽어도
다 갚지 못하리.
* 울엄매 : 박재삼의 시 ‘추억에서’에서 빌려 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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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풍경
하 철 종
식사 시간 맛난 반찬 나오면
더 달라고 눈빛으로 말하는 아이들
쉬는 시간 떠들 때면
새하얀 이를 드러낸 수줍은 눈웃음
읍내 길가 어디쯤
내 차를 보면
반가워 고함지르는 아이들
푸른 운동장서 노닐 때면
아홉시 뉴스 시그널 찍으러
드론 날아올 듯한,
황강 어데,
먼데서 바람 불어
가지 흔들고
햇볕 내리쬘 때
그대들에게 그늘을 선물하는
쓸쓸히 흔들리는 한 그루 *소나무여도
나는 좋았다.
*소나무 : 필자가 근무했던 합천여고 운동장의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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