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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문학19호 원고-시5편(윤경선)



추천 :	512	이름 :	윤경선	작성일 :	2011-08-01 21:10:37	조회수 :	2,018

양파

                 윤경선

속살 하얀

달덩이 같이 둥근 외모

사대부 맏며느리 감

실크 부드러운 옷감 걸친

우아한 자태

남정네 마음 흔들어

조심스럽게 한올 한올

벗겨 내면

겹겹이 걸친

조선의 여인

톡 톡 쏘지만

벗겨도 벗겨도

한결 같은 마음

조신한  여인이여.

강가에서

윤경선

유유이 흐르는 세월

작은 들꽃의 미소

살며시 꺼내어 본다

쫒기고 쫒기 던 날들

한 폭의 수채화로 그려

강물에 띄우고

물결이 여울지는 그곳

작은 그리움으로 일렁이다

미완성의 추억으로 남아

아직도 가슴 흔들고 있는데

멍게의 꿈

                  윤경선

오막살이 늦은 울음 소리

흙담에 키를 세워

소몰이 하다

청솔가지 푸른 꿈 걸어두고

길 찾아 갔는가 그대는

잿빛 콘크리트 숲속

멍게를 걸어두고

밤낮을 바꿔 뛰고 뛰어

암초를 헤치며

전복 따듯이

거친 파도 헤쳐 나와

일곱 색깔 무지개

피워 보는 벅찬 가슴.

비

                     윤경선

비밀을 좋아 하나 보다
어둔 밤
길 나선 걸 보면

바람을 좋아 하나 보다
어디 가야 할지 모른 채
흔들리며 떠도는 것 보면

여행을 좋아 하나 보다
구름 타고 도시와 시골 산천
돌고 돌아
마지막 가고픈 바다에
닿는 걸 보면.

  구제역

               윤경선

형체도 없는 너는
무슨 원한으로 죽은 영혼이길래
혹한 겨울 여기저기 떠돌다
또 다른 한숨 소리 만드는가

순박한 농부 꿈 짓 밟고
할 말 못하고 사는 게 무슨 업보여서
눈 부릅 뜬 채 생이별로
가슴 저미는 아픔 주는가

너는 무슨 원한으로
죽은 영혼이길래
사랑하는 임
징검다리 끊어 놓고
애절한 그리움 쌓이게 하는가

이제 따스운 햇님 내려와
어루만저 달래 주거들랑
긴 겨울 강건너
고운 봄볕에 영원히 잠들기를.

파일 : 윤경선19호.hwp (20.5 KB), Download : 49



이동배	2011-08-02 16:11:13

언제 바닷가에 살았나요? 멍게의 꿈을 잘도 꾸네요! 좋은 글 읽고 갑니다.



이성동	2011-08-12 15:25:00

한산 모시 옷 속살 하얀 사대부 귀부인의 고고한 자태와 벗겨도 벗겨도 한결같은 하얀 양파의 톡 쏘는 맛 , 멋진 비교가 되는군요, 양파 캐다 상상했습니까? 영농시인 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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