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합천문학21호원고 시5편(손국복)
|
|
|
|
|
|
|
 추천
:
|
478 |
이름
:
|
손국복
|
작성일
:
|
2013-08-07 13:36:12 |
조회수
:
|
1,628 |
|
|
|
|
|
|
시를 위한 연가1
손국복
가슴 아파 볼 일이다
겨울바람 나뭇가지를 훑고
두견새 온 밤 잠들지 못하여
꽃입술 태우는
가문 봄 언저리
더 아파 볼 일이다
마르고 말라
영육의 심줄 한 가닥마저 말라
새처럼 가벼워진 어느날
저무는 하현달
창백한 새벽 품에 가만
안겨 볼 일이다.
시를 위한 연가2
손국복
조금씩 차오른다
차올라 잎이 되고
터져서 꽃이 된다
꽃 피고 잎 달린 자리
숨어 사는 뿌리 있다
화사한 목련시
요염한 앵초시나
가녀린 들국시
터져버린 벚꽃시나
흔해 빠진 똥풀시
이름 모를 들꽃시도
그 이름 그 자리에
그 빛깔 고통 있다
조금씩 묵어 간다
거북이등 소나무 껍질
천년바위 이끼류
백척 난간 누각들이
삭아서 시가 된다
죽어서 혼이 된다.
봄
손국복
꽃이 피어 봄은 아니다 겨우내 참았던 외로움 멍울 터져 마침내 희고 붉은 서러움 토해 내는 것이다 너는 창백한 꽃잎으로 위장하고 불그레한 입술로 눈물을 감춘다 길어야 열흘 짧게는 한나절 쾌재를 위해 시퍼런 손톱에 할퀴고 냉랭한 가슴에 붙어 백날의 밤을 소리 없이 울었다 꽃이 피어 봄은 아니다 산에 들에 천지에 허깨비마냥 흩어지는 한숨 있어 봄이다.
떠가는 방
손국복
떠가는 것은 배만이 아니다
나뭇잎 쓸쓸히 가을이 떠가고
구름도 떠가곤 오지 않는다
다짐했던 언약
철석같은 믿음도
흐르는 물결 위에
소리 없이 풀어진다
식어가는 것이 불꽃만은 아니다
무성했던 여름
화려한 단풍잎도
차가운 눈밭에
사랑처럼 묻힌다
어쩌지 못해 눈 뜨고 마주하는
눈부신 아침
애잔한 마음으로 창문을 열면
초저녁 쓸쓸한 노을이 잠긴다
어질한 방이 떠가고
통으로 집을 옮겨선
어느 바닷가
장엄한 석양의 땅에
어차피 초라한
식은 방을 눕힌다.
가왕 JYP
손국복
일시에 쏟아지는
몽골 초원 깜깜한 밤
별똥별이다
무섭게 퍼붓는 한여름
호우다 태풍이다
접신하여 신이 된
주술사다 용오름이다 그는
노래여
혼을 뺏는 노래여
섬광처럼 번쩍이는 음률을 타고
우렁찬 천둥소리
심장 호수 마구 뒤집어
마침내 활화산
불꽃으로 터져버린
뜨거운 노래여
작은 몸 어디에
불씨가 피고
작은 몸 무엇이
삼손과 골리앗 되어
형용할 수 없는
힘이 솟고 뿔이 돋는가
노래는 산을 넘고 강물 거슬러
한반도 어느 산맥 깊은 골짜기
구멍 숭숭 뚫린
바위로 굳어
장엄한 폭포소리
울리고 있나.
|
 |
|
|
|
 파일 : 합천문학21호작품시5편(손국복).hwp (25.5 KB), Download : 19
|
회원작품 게시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