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다
몸이야 운동하면 맵시 좋게 변하지만
마음은 닦아봐도 욕심의 얼룩 번져
님에게 보여야 할 건 몸이 아닌 영혼인 걸.
바람 소리
그대가 내게 올 땐
바람 자고 달 밝았지
잊혀질까 찾아갈까
망설이다 도는 밤길
밤새가
구름을 불러
눈 감기네. 바람소리,
인연(因緣)
내 안의 욕심의 불 님의 맘에 불티되어
털어도 못 떼어 낸 재로 남아 괴롭다니
저 생에 갚게 되기를 두 손 모아 빕니다.
인연이라 핑계 대며 그저 좋아 묶어 두고
내 곁에만 두려 했지 위하여 무엇 했나
겨울이 오는 길 가며 그대 생각 합니다.
옛 사랑(1)
그 사람 시(詩)가 되어 내 책(冊)속에 들어와서
아름다운 꽃이 되고 별(星)이 되어 산다마는
어딘가 살아 있을까 되뇌인지 몇 번인지
달 보고 별을 보고 홀로 부른 노래 마다
바람을 타고 오는 그대의 화음(和音)들려
힘 빠져 쉰 목소리 대신 적어보는 나의 시(詩)여.
옛사랑(2)
생각해선 안 될 사람 생각 나는 때(時 )가 있어
징검다리 찾아가서 물소리를 듣습니다
둘이서 부르던 노래 남 못 듣게 부릅니다.
할 말도 없으면서 얼굴이 보고파서
강물에 돌 던지고 번지는 파문(波紋)위로
풀반지 하나 만들어 함께 띄워 보냅니다.
옛사랑4
옛사랑 생각하기 싫어 하는 사람하고
옛사람 생각 하면 괴로운 사람하고
술잔을 주고 받았네 달까 쓸까 그 술 맛이
세월 많이 흘렀는데 다 잊었다 큰 소리녜
무슨 소용있나 하고 짐짓 안주 씹으면서
혹시나 잘 못되었는가 술잔 들다 눈 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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