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이 날려서 쳐박히는
내 집 오가는 고샅길이 마냥 좋다
풀어놓은 옆 집 똥개
퍼질러 놓은 똥 무덤 아직도
훈기 모락모락 피어 오르건만
누구 하나 고갤 돌리지 않는
그 고샅길에 내가 언제나 서 있다
가슴과 가슴으로 전해지는
이웃들 삶의 이야기가
목련 가지 휘어지도록 걸려있고
산비둘기 단골로 내려앉는
감나무엔 까치밥 여태 매달려
초겨울 햇볕에 몸을 말리고 있다
배 부른 괭이 한 마리
앞 집 돌담 위로 뛰어 오르다
오랜 세월 이어 온 울 아비
해수기침 소리에 놀란 듯
발걸음 재촉하고
어릴적 부터 말없이 벗 해준
고샅길 마디마디 마다 남겨진
수 많은 발자욱들 위로
좌르르 눈물나는 추억들
한 줄 싯귀 되어 익어간다
나의 가파른 삶과 함께
정순한
2003-09-08 08:55:03
열심히 사시는모습,글로서도 느껴집니다.좋은작품 잘읽었습니다.왕성한 창작력에 탄사 보내 드리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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