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합천예술제 공원 시화전
순천만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이 손잡고 걸어가는
들마루 길을 나는 혼자 걸었다.
은갈색 낙조에 짙어가는 갈대밭
소슬바람이 스며들어 흐느껴 운다
나는 몽들뤼르의 약초 캐는 은자(隱者)처럼
갈대숲 고독에 젖다 환호한다
영산강 저녁노을, 철새들의 군무(群舞)가
환상의 나래로 나를 반겨주노니
동피랑 마을
비탈진 오르막 가파른 마을
전깃줄 빨래, 바람에 하늘거리는
흰 깃발 어선에 통곡하는 곳
질곡의 세월 한 맺힌 그리움
망부석 여인들 쪼그려 앉은 곳
슬픈 사연 지우고 그려진 벽화
오! 사람들이 떼 지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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