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문학 21집 원고: 리 영성
별 이야기(1)
육교를 건너오다 밤하늘을 쳐다본다.
달빛이 너무 밝아 모두 다 숨었는데
별 하나 의연히 홀로 반짝이며 떠 있네
8월에 죄다 벗고 춤 추던 뭇 별들이
9월에 제 자리로 돌아가려 애를쓰나?
저 달에 조금 더 멀리 자리 잡는 가을 별들.
너도 나도 하나의 별 제 빛 제가 내는 것을
남의 빛 밑에 서서 제 얼굴 자랑하고
이제는 부끄러운가 몸 던지는 별똥별.
별 이야기(2)
밤중에 고개 들어 하늘 보는 버릇 생겨
네 생각 날 때 마다 찢어져라 불러본다
달 없고 바람 불어도 움직이지 않는 별
네 별 내 별 중얼대며 이름을 붙여본다
월식(月蝕)이 있는 날도 내 머리 위 빛나는 별
멈춰 서 눈을 감는다. 얼굴 하나 겹친다.
죽어서 별이 된데 이제는 믿으련다
수 백 광년(光年) 먼 우주에 새별이 나타났데
먼저 간 날 사랑하던 이들 모두 별이 되나봐
별 이야기(3)
밤 두시, 육교 싫어
무단 횡단 용을 썻네
오줌 마려 주춤대다
어쩔 수 없이 본 별 자리들
한 해가 또 바뀐다고
조심해서 집에 가래.
약력: 時調文學 천료(1967)
시집: 이름모를꽃(1979) 합천호 맑은물에 얼굴씻는 달을보게(2004)
연습곡,사랑(2011)
상력: 개천예술제 3회 연속 장원(1964,65)
성파시조문학상(3011) 경남문학우수 작품집상(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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