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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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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2 |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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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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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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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24 18:22:13 |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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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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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정사에서 길을 잃고
김 원 욱
석탄일 앞두고 처음 찾은 기원정사
대웅전은 바다와 하늘 중간 쯤 높이 떠있었다
하늘로 오르는 사닥다리라도 있는지 살펴보니 대웅전은
어느새 바다와 수평을 이룰 만치 낮아져있었다
이 무슨 조화란 말인가
붓다의 자비는 높았다 낮았다 하는 것인지
해수관음상 옆길을 도망치듯 빠져나오다가 그만 길을 잃어버렸다
한참을 강아지처럼 엉금엉금 기다가 깨갱, 소리라도 지를라하면
꿈인 듯 눈앞에 펼쳐진 사닥다리, 누군가 보았다던 영가인지
아니면 누군가 떠났다가 돌아오는 어느 정토의 초입인지
헷갈려서 마냥 기어가는 초저녁
일몰에 묻혀
떠나야 할 길이 아득히 멀다
<마라도에서 쓰는 편지>
- 마라도, 그 자유로움에 대하여
김 원 욱/ 시인
벌써 초여름이네요. 마라도에는 봄이 계속 되고 있고요. 푸르름이 반짝반짝 빛나는 들녘과 담벼락 사이로 흐르는 바람까지 아직 계절이 바뀌기엔 시샘하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마라도! 그 숱한 밤, 고뇌의 끝에서 맴도는 상상은 늘 어둡고 슬퍼요. 마라, 마라, 마라, 도대체 마라는 ‘말아’인지 ‘마라’인지. 그래요. 끝 간 데 없는 환영이 밀물처럼 밀려올 때까지 ‘마라’는 늘 ‘말아’예요.
누군가는 마라도를 이어도에 빗대어 말해요. 마라도가 이어도가 되기까지는 우리의 의식이 이상향에 가까워져야해요. 우리가 가야 하는 곳은 어디인가. 가야만 하는 특별한 사유가 있는가. 늘 생각하는 그곳에 마라도는 이어도처럼 싱싱하게 서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난 석탄일은 왜 마라도가 이어도에 빗대어져야 하는지, 수많은 생각이 오갔어요. 연 삼일 간 배가 끊긴 섬은 적요(寂寥) 그 자체였죠. 어쩌면 붓다께서는 이 지상 가장 낮은 곳 마라도에서 만큼은 조용한 날이 되길 바랐을지도 몰라요. 자신의 몸을 모든 중생에게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맡겨놓고 그 큰 은혜를 함께 하라 하지 않았을까요.
부처는 늘 우리 맘에 있는 것이죠. ‘네가 부처다!’ 하고 조용히 가르침을 주신 거죠.
그날, 기원정사에 갔었습니다. 혜진 주지스님과 안보살님만 예불 중이었죠. 눈물이 났습니다. 그 좋은 날 두 분만 있는 도량, 주지스님의 낭랑한 독경소리가 마냥 슬프다 생각했어요.
신도는 달랑 보건진료소장과 둘 뿐. 대웅전의 정적은 이어도에 대한 갈증 같은 거였어요.
사실 마라도 분들은 ‘이어도’의 의미를 몰라요. 그 이상향에 대하여 깊이 탐색하지 않는 거죠. 정작 해녀들의 숨비소리 속에서 늘 헤아리면서도 눈앞에 놓인 피안의 세계를 인식치 못해요. 자신의 안쪽 깊은 곳의 소중함을 바라보지 못하는, 우리네 인간의 아둔함은 꼭 같아요. 붓다의 은혜로 ‘이어도’를 바라보는 지혜가 우리에겐 없는 거죠.
마라도에서는 늘 자유로움에 대해 생각해요. 붓다의 자비도 결국 자유로움이 아닐까, 기원정사의 그 낮은 은혜도 결국 자유로움이 아닐까 하는 거죠.
‘자유’와 ‘자유로움’은 분명히 다르겠죠. 우리의 사유(思惟)는 늘 푸르러서 자유로움에 이르는 길이 멀기만 한 거죠. 우상이 없는데 우상처럼 커다랗게 들어선 붓다의 자유로움이 숨쉬는 마라도는 아직도 봄이랍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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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 오기전 하늘은 늘 자세를 낮춘다 그래야만 비가 온전히 땅에 닿을 수 있기 때문이리라 하늘이 낮은 날 마라도에서 쓰는 편지를 읽어 본다 이 마음 송두리째 자유롭고 싶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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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 속에, 마음 속에, 호흡 그 자체가 삶이요 부타인 것을, 자신은 까마득히 모르고 있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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