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체질적으로 난 늦가을이 가장 좋은데, 내 나이 이젠 이쯤인 듯싶다.
돌아보면 벌써 달관 내지는 완전히 적응되어 모든 것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고 있어야만 할 것 같지만 왠지 나의 정체성과 인생관이 아직도 혼미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스스로를 생각해도 한심하기 그지없다.
게다가 '합천문협' 태동을 비록 타의로 참여하여 현재까지 유일하게 남아있는 사람이 되었지만, 남들이 듣기 좋으라고 불러주는 원로라는 호칭이 무척 쑥스럽다. 왜냐하면 역량이 원로가 아니라 세월의 떠밀림으로 어쩔 수 없이 듣게 되는 호칭이 되었기 때문이다. 현재 회원 거의 모두가 등단하여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건만, 나는 부러운 눈빛으로 바라만 볼 뿐, 나의 글 솜씨는 아직도 등단의 이름을 붙이기엔 턱없이 부족하니 회원들 보기에도 만망하다 못해 행여 먹칠을 하고 있지는 않나 싶다. 물론 핑계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난 등단을 하지 않은 합천문협의 유일한 사람으로 남고 싶다. 왜냐하면, 가뜩이나 신통치 못한 글 솜씨에 행여라도 족쇄가 될까 하는 걱정이 들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호에 원로라는 이름으로 걸맞지 않은 졸작을 특집으로 우대한다는 회원님들의 권유를 받아들이기는 하였지만, 혹시라도 비웃음거리가 되지는 않을까 심히 우려스럽다. 그러나 기분은 좋다. 왜냐하면 그나마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뻔뻔스런 마음으로 버티고 있었더니 오늘의 영광이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아무튼 회원님들의 따뜻한 사랑에 가슴이 뭉클하다 못해 고마운 마음 떨칠 수 없다. 앞으로는 게으름 피우지 말고 원로답게 더욱 성찰하고 매진하여 자기들의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리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문학이란 나에게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진다면 확실한 답변을 내놓을 수는 없겠지만, 나는 사람과 사람이 모여 사는 세상살이 희로애락을 허심탄회하게 솔직히 고백하며 이야기를 끊임없이 이어가는 게 아닐까? 라는 대답을 하고 싶다. 그래서 지금까지는 그 주제에 맞는 작품을 쓰고자 하는 생각으로 나에게 그나마 잘 어울리는 인간의 정을 만드는 장으로 만들어가고자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 나름 노력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나의 졸작 시평 요청을 흔쾌히 받아주시고 쓰시느라 고생하신 이동배 시조시인님께 먼저 고마운 마음으로 큰절이라도 드리고 싶고, 손국복 편집장님의 배려에 감사드린다. 또한, 모든 회원님들의 큰 사랑 늘 큰 힘이 되고 있다.
맺으면서 행여라도 앞으로도 나이에 걸맞지 않는 나의 경솔한 언행이나 모습이 보이거든 개의치 말고 채찍을 가해주실 것을 당부드리며, 먼저 오늘까지 비록 힘든 인생여정이었지만 큰 사랑으로 지켜주시고 은혜 베푸신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돌려드리고, 모든 회원님들이 건강하시고 행복하셨으면 정말 좋겠다.
대전출생
현 합천문협 부지부장
주소 : 경남 합천군 율곡면 동부로 564-32
H·P : 010-6670-92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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