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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천문학20호 원고 이동실 수필2편 시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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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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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1 |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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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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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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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26 22:05:50 |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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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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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봉이와 순실이의 모산재여행
이동실
“여보! 정말 한번 잘 살아보고 싶은데 사는것이 어찌 이리 힘이 들까요?
당신에게 시집오면 호강시켜 준다더니 경남 합천군 황매산 자락에 집을 짓고, 가난하게 사는 것 말고는 아직 뭘 해 주는 걸 못 봤소!”
달봉이는 미안한듯 빙그레 웃으며
“나도 한번 잘 살아보고 싶소!
황매산 정상에는 하봉, 중봉, 상봉이라는 세 개의 봉우리가 나란히 솟아있어 삼성봉(三聖峰)이라 하고, 이 세 봉우리의 정기를 받아 조선조 처음이자 마지막 왕사 무학대사와, 경상우도 사림의 거두 남명 조식 선생이 태어났으며, 청명한 날에는 합천호 푸른 물 위에 세 봉우리가 그림자가 되어 사뿐히 내려앉으면 세 송이 매화꽃이 물속에 잠긴 듯 하여 '수중매(水中梅)'라 부르기도 하고 ,큰골, 작은골, 천왕재, 느리재를 거느리고 산자락엔 영암사지를 마치 품에 안고 있는 듯한 형상을 가지고 있는것을 보면 이곳이 명당임에 분명하니 오늘 우리 소풍 겸 아버님의 묏자리나 찾으러 갑시다. 건강하시긴 하지만 구순을 바라보고 있으니 자식 된 도리로 마련해둬야 되지않겠소 “
달봉이와 순실이는 땅콩을 주머니에 넣고 얼음물 한병과, 집에서 가꾼 굵고 통통한 토마토를 짊어지고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쉬엄쉬엄, 바위산 바위 능선이 이어지는 황매산 모산재는 진홍빛으로 물든 철쭉 절경과 천애(天涯)의 기암들이 도열한 듯 서서 웅장한 산세를 자아내고 있음은 가히 ‘영남의 소금강'이라 불릴 만했다
“순실아 조심 조심! 손 이리도고 내가 잡아주께”
달봉이는 그동안 하지못한 결혼의 약속을 오늘에야 다 할 심산인 듯 밀고 당기며 오순도순 산을 올르기 시작했다.
눈 앞에 펼쳐지는 암벽들은 큰 바위 틈새 얹혀 작은 바위들의 신기한 바위군락을 이루며 저마다 멋진 장관 내지 비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여보 이 바위들은 돛대같이 생겼네요?”
“응 그래서 이곳을 돛대바위라고 부르지”
두사람이 다정스레 소나무 숲을 지나 자연이 주는 훈훈한 인정도 마시며 즐겁게 다다른 곳은 손 닿을 듯 하늘이 가깝고 꽤나 넓고 평평한 곳이었다.
“여보 여기가 진짜 명당인것 같아요. 사면이 시야가 확 트이고 가장 멋진 조망을 즐길 수도 있고 바람도 부드럽고 흙도 온기가 있으며 산새가 어우러진 이곳을 우리 아버님 묘자리로 정하면 어떨까요? ”
“정말 그런것 같소 그럼 우리 여기 좀 쉬었다 갑시다”
자리를 깔고 하늘을 베게 삼아 누우려 하자 달봉이는 바위에 기대앉아 순실이에게 두툼한 무릎베게를 대령하고 이마에 식은땀을 닦아주며
”그 동안 수고 많았소. 바라바라 나한테 시집오니 이렇게 좋은 소풍도 데리고 오고 ...“
사랑을 고백하며 두 사람은 어느새 달콤한 잠에 빠져들었다
어느 너럭바위 같은 곳에서 하얀 모시 도포를 입고 수염을 길게 기른 할아버지가 큰 지팡이를 짚고 웃고 있었다
“할아버지도 등산을 하시나 봐요 그런데 선비복장이라 힘이 드시겠다.”
하고 옷자락을 만지는데 도포자락이 자석처럼 달봉이와 순실이를 메달고 날아 하늘을 날기 시작했다. 천하를 발아래 두고 내려다보이는 곳에는 만석군 같은 대궐집에 비단옷을 입은 사람들이 오가며 즐겁게 살아가고 있었다.
“좋아 보이느냐"
“예 저렇게 살아봤으면 소원이 없겠습니다.”
“그렇게 하여라! 지금 이 자리가 바로 그런 명당이란다. 허나 한 가지 명심해야 될것이 있느니라. 천하제일의 명당자리로 알려져 있는 이곳은 용마(龍馬)바위가 있어 묘(墓)를 쓰면 천자(天子)가 태어나고 자손대대로 부귀영화를 누리는 반면에 온나라가 가뭄으로 흉년이 들어 가난을 면치 못하게 될게야 ”
할아버지는 옷고름을 살포시 풀어 달봉이와 순실이를 내려두고는 어디론가 사라졌다 깜짝 놀라 꿈에서 깨어난 두 사람이 넔을 잃고 할아버지가 사라진 허공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순간, 머리 위에서 갑자기 소나기 한 줄기가 시원하게 내렸다. 그리고 조금 후 비가 그치면서 그들이 앉아있는 황매산 서쪽 끝으로 찬란한 일곱빛깔무지개가 펼쳐지고 있었으며, 두 사람이 머무른 자리에는 물이 넘치지도 줄지도 않고 그대로 고여 있었다. 두 사람이 잠깐 누워있는 사이 신기하게도 똑 같은 꿈을 꾼 것이다. 달봉이와 순실이는 이곳이 신성한 곳이 분명하거니와 개인의 사사로운 욕심을 부려서는 안 될 명당임을 느끼고 가지고온 간식들을 정성스레 차려 제를 올리고 그곳을 무지개터라 부르기로 했다.
“여보 이제 내려갑시다.
아버님 진지드릴 시간이 다 되었어요“
서둘러 산등성이를 막 돌아 서려는데
어머나 세상에! 눈앞에 바위가 둘로 갈라져 사람이 겨우 들어갈 만큼 벌어진 채 멀리 구름도 달려오고 시원한 바람을 실어오지 않는가! 순실이는 신기해 달려가 바위속으로 쏙 들어갔다. 십문칠! 사이즈도 꼭 맞게 벌어진 것이 안성맞춤이었다. 그런데 그때 바위가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가만히 귀를 귀울이자
“이곳은 남녀의 순결을 시험할 수 있는 곳으로 이 바위는 평소 사생활이 순결치 못한 사람은 들어갈 수가 없으며 만약 들어간다 해도 바위가 오무라들어 나올 수 없는 순결바위이니라”
‘옳거니 가끔 남편의 행동에 심증은 있어도 물증을 찾지 못해 맘 상했던 일들이 있었다. 여인의 육감은 정확하다고, 바른대로 말을 하라고 다그친 적도 있었는데 오늘이 딱이다.딱이다’
“달봉씨 빨리 와 너무 좋은 곳이예요. 빨리빨리!”
그런데 아무리 불러도 달봉씨는 꿈쩍도 않고 어서 산을 내려가자고, 아버지 진지드릴 시간이 늦다고, 이래가 낭떠러지라 위험하니 빨리 나오라고 뱅뱅돌며 핑개만 댈뿐 바위근처에는 얼씬도 하지않았다.
순실이는 화가 났다. 허탈감과 배신감 혹시나 했던 일이 역시나구나 생각하니 서러웠다.
터덜터덜 걸어 영암사지에 도착해 퍼질고 앉아 훌쩍이며 올려다보니 정교한 조각과 옥개석의 경쾌한 추녀선이 아름다운 삼층석탑과 8각의 화사석을 머리로 받들고 있는 한 쌍의 쌍사자석등도 생동감 있게 정교롭고 모산재는 여전히 통일신라 고찰인 영암사지를 병풍으로 둘러치고 품에 앉고서 말없이 유유자적 할 뿐 그 모습은 너무나도 평화로웠다.
언제 왔는지 달봉이는 영암사지를 바라보며 겸손되이 절을 하고도 한참을 일어나지 않고 기도를 하는것이 아닌가!
“여보 아버님 기다리신다며 밥순이가 밥이나 해야지 나 간다”.
토라진 순실이가 훌쩍거리며 일어서자 달봉이는 말없이 순실이 손을 잡아당겼다.
“여보! 내가 지금 당신 곁에 있거늘 나는 이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당신밖에 없으니 그러지 마시오 내가 그 바위속에 들어가지 않은 것은 당신이 나를 못 믿기 때문이지 들어가 본들 아무 이상도 없을 것이오!”
달봉이는 참말같은 거짓말인지 거짓말같은 참말을 하는 것인지 아리송하게 순실이를 달래며 모산재와 영암사지를 두고 절대로 순실이 가슴을 아프게 하지 않을것이라 다짐했고, 순실이는 달봉이의 그런 행동을 못 이기는척 속아주기로 마음먹고 달봉이 품에 안겨 집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기척이 없어 방으로 들어가니 편안하게 누운 아버지는 모산재가 바라보이는 황매산 기슭에 묘를 써달라’는 유언을 남기시고 먼 길을 떠나셨다. 두 사람은 아버지의 마지막 부탁을 잘 받들었고, 그후 달봉이와 순실이의 살림도 차곡차곡 불어나 황매산 자락의 잉꼬부부인 갑부로 행복하게 잘 살았다.
돌 솥 밥.
어젯밤부터 봄비가 부슬부슬 초목들을 목욕시키고 있는 중이다.
어실어실하게 추워 이불을 감고 번데기 놀이를 하고 있던 중 평소 가까이 알고 지내던 매력덩어리 언니로부터 맛있는 갈치 정식을 먹자는 연락이 왔다. 나는 말광량이 삐삐처럼 이불을 화들짝 뒤집고 입술에 페인트만 곱게 칠하고 우산을 받쳤다. 우리는 잠시 못 본사이라도 깊은 악수를 하고 한상 가득 밥상을 마주하고 앉았다. 파릇파릇한 야채접시를 보고 언니는 나를 위해 채식에 대한 경험담을 늘어놓는다. 업무 중 피곤할 때도 상추쌈을 먹고 자는 날은 피로가 거짓말같이 사라지더라며 푸성귀에 대한 부연 설명도 늘어놓았다. 흡사 옛날 어머니가 편식하는 나에게 하나라도 더 먹이려 쓴 야채들을 두고 이건 피부에 좋고 요건 키가 크고 저건 변비에 좋다던 이유 없는 무덤이 없던 그 시절로 돌아간 느낌이었다. 또 이집 갈치구이가 국내산이라 일미(逸味)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우리는 그때를 맞추어 나온 노릿장한 갈치 한 도막씩을 밥이 나오기도 전에 부지런히 뜯고 있었다. 이윽고 구수한 냄새와 함께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돌솥밥도 도착했다. 잡곡으로 지어진 밥알사이로 구수하게 올라오는 밥 냄새는 아랫도리를 밥상 앞으로 한 옴큼 더 잡아 당겼다.
밥공기에다 구수함을 더해 밥을 퍼냈다. 비오는 날은 이런 숭늉이 허한 속을 꽉 채워준다며 뜨끈뜨끈한 돌솥에다 물을 부으며 언니와 나는 한마디씩 쉰 세대를 탓했다. 그 소리에 물이 끓어 넘치며 피~이 소리를 냈다. 그 또한 즐거워 함지박웃음으로 화답하자 새옹지마(塞翁之馬)라 했던가! 파리 한 놈이 이미 고인이 된 지 오래된 몸을 드러내 보이며 내 숭늉 위를 둥둥 떠다니고 있지 않는가!
“에이 파리가 있다”
“어디 어디 이럴 수가 있나. 이런 건 말해야겠제? 이런 밥을 우째 먹겠노”
눈을 동그랗게 뜨며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표정을 짓는 언니를 보며 어린시절 우리집이 생각났다. 5남매가 자라면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날때면 꼭 누군가 재치있게 상황을 해결하는 사람이 나타나곤 했던 그때가 떠올라 얼른
“언니 이봐 영계다 영계! 이렇게 건져내고 그냥 먹으면 돼 괜찮아 육수가 우러나서 내 숭늉이 이집에서 제일 구수 할 걸”
언니는 어리둥절해하면서
“진짜 괜찮겠나?”
“응 언니야 진짜 구수하다 반찬도 요로콤 맛있다”
나는 꿀 발린 음식을 먹듯 더 맛있다는 표정을 지으며 열심히 밥을 먹었다.
염치없는 파리 놈은 접시로 살짝 덮어 쑥 밀어버리고
정답게 이야기를 나누며 알콩달콩 맛있게 먹었다.
향긋한 커피까지 몸속으로 스며들게 하고 일어서려는데
“야 이건 진짜 말해야하는 것인데 다음부터 이런 일은 없겠지?”
아뿔싸! 언니도 나를 위해 괜찮은 듯이 먹은 것이었다.
동생이 이런 밥을 먹고 있었던 것이 맘에도 걸렸고 주인에게도 정문일침(頂門一鍼)을 주고 싶었던 것인데 참았던 것이 분명했다.
나 역시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어쩌다 일어난 불상사였으리라 너그러워지고 싶은 것이지 음식물에서 이물질이 나오는 것을 용납하는 것은 결코 아니었다. 갑자기 내 잘못은 없고, 남의 잘못만을 따지며, 상대를 곤혹하게 했던 젊은 시절이 떠올랐다. 이제는 그런 것들도 세월 따라 곰삭아버리는지 이래도 저래도 그저 더불어 살고 묻어가며 수더분하게 살아가고 싶다. 그것이 훨씬 편하고 자유롭고 따뜻하고 매력적인 삶이란 걸 한해가 갈수록 느낀다.
갑자기 앞앞이 다 말 못하고 속속들이 들어내 보이지 못한 삶을 살아온 철 이른 속물이 된 것도 같았다. 그렇지만 불혹(不惑)이 지나고 하늘의 뜻이 무엇인가를 알고 살아야 한다는 지천명(地天明) 여인의 속내였음은 진실(眞實)이었다. 밖을 나와 둘이서 걸어가는 길이 정말 흐뭇했다. 정확하고 깔끔하기만 하다고 생각했던 언니도 수더분한 길 위에 함께 걸어가고 있는 동반자라는 사실이 나를 행복(幸福)하고 든든하게 했다. 다음에 또 만나자고 손을 흔드는 우리 두 사람 위로 어느새 하늘은 맑게 갠 오후를 밝히고 있었다.
오뚝이처럼 살고 싶다.
이동실
내가 그린 추억이
가슴으로 살아 숨 쉬던 날의
그 진한 그리움으로
며칠을 뒤척인 후
이불을 털고
시린 햇살 주워 담는
그 고운 웃음으로
비 그친 바람 속에
꽃들이 들려주는
그 여린 넉넉함으로
별것 아닌 일로
비틀어져 갈라졌던 마음 쓸어
강물에 흘려보낸
그 깨끗한 용기로
나는
오늘도
사람냄새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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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따 맵다!
너무 오래 기다려서 그런지 눈이 매우네요
눈에 보이는 것 전부를 간섭하다
점차 하나 둘 귀찮아 지기 시작하면
그게 바로 나이 가 들어 간다는 증상..
삶의 길이 많큼 조금씩 갈리고 달아져서
언제 부터인가 평균대 위의 시간처럼 어지러운 불안감
맴싸한 군침 그 긴장 언제 다시 느길수 있을까요 우리는....
즐감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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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숙제 제출 ㅎ 모범생은 못되도 보통학생은 된기라^^ 아직 농땡이 학생들 만타ㅋ 악견산 선녀, 서울 사모님, 강선생, 부회장님 등등 단체 기압줄끼다ㅎ 수필 2편 즐감하였고 참 재밌어요. 근데 문학 작품으로 책에 기록으로 남으니까 <모산재 여행> 마지막 3줄은 삭제함이 옳고, 시 <땡초>는 조금 더 손을 봐서 뒤에 싣는 것이 어떨지? 아무튼 기일내 작품 제출하여 다행이고 모산재 설화처럼 복스럽게, 돌솥밥처럼 무던하게 지혜로운 인생을 살아가 보입시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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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은 인생 살이 그래도 잼나게 살아봅시다.
잘읽고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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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모든 분들의 관심 듬뿍 감사합니다. 시 한편은 다시 익혀 붉은 고추 대령하겠습니다.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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