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지 이 바다
속 비운 물비늘
흔적마저 삼키는 울렁임
그 안을 돌아
기어이 터지고 마는 파도
갯바위 빈속 들고 나고
멀미로 이는 그리움
너울로 다가 선다
되 오지 않으리
손 흔들어 이별을 고하고
그래 더는 누구도 들이지 않으리
마음 빗장 그 마저 토하는 마라도 뱃길
상처 하얀 파도
기어이 남은 속 비우라는 듯
게거품 토한다.
왕겨불
손때 반들거리던 부뚜막
삶고 삶아 헤어진 행주 허리가 휘도록 닦은
어지러운 주소 묻고 들어선 정지에는
뚝배기 검은 곰팡이 잠들어 있다
얼굴 비치던 솥전에 붉은 녹 무심히
뭘 하셨소 뭘 하셨소 재촉하는
입이 없다
젖은 아궁이 캄캄한 고래 속
콩깍지 불쏘시게 원망 만큼 뿌린 왕겨 다독여 불 지핀다
맵다
저녁 볼 붉힌 불길
무정하게 녹슨 무쇠 솥 눈물로 화답하면
열어보는 가슴
한줌 왕겨를 뿌린다
원망은 앞을 가리고
회한 숨이 찬다
꺼질 만하면 깊은 숨 후 후
또 한줌 왕겨를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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