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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천문학 27호 작품 (최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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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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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 |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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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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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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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9 21:23:42 |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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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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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
거목
한 그루 태워도
한 삼태기
큰 사람 태워도
한 움큼
내 안의 탐욕
다 타지 않는
무한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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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담길
부암산 이교 마을
친정 어머니
검은 피부 닮은
돌담을 보았다
눈물이 핑 돌다
가슴이 먹먹해졌다
돌 틈 속 숨겨뒀던
연애편지를 더듬었다
손 끝이 떨리고
붉혀진 얼굴
붉은 장미 되어
울타리를 이뤘다
살았는지 죽었는지
모습 감감한 그녀
달빛보다 환했던
수줍은 미소는
나를 휘감았다
돌담을 거닐며
추억의 강을 건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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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예사
당신들과 난
어울릴 수 없는 관계
땅에 내려서는 순간
이미 난
모든 것을 잃게 됩니다
외줄에 의지한 내 일상
모두 거꾸롭니다
당신들이 나를 바라보는
눈이
신기하듯이
내 눈에도 당신들이
괴물입니다
외줄에서 물구나무 설 때
내지를 당신들의 탄성이
도리어 눈물이 됩니다
텀블링 할 때 박수갈채가
내 심장의
암 세포로 퍼집니다
당신들이 날 모르듯이
나도 당신들을 모릅니다
어차피 내 인생은
내 것이 아니었습니다
살아있는 것이 고통이고
눈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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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발정
생후 처음 겪는 아픔
피할 수 있다면
피하고픈 순간
성숙의 과정
입맛도 잃고
아랫도리의 반란
주체할 수 없어
목청껏 소리질러
울어 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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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내려가고 있다
다시는
오르지 못할 산
내려가는 길
도처에 복병
똬리 틀고 앉아 있다
질병의 고통
죽음의 악령
잠시도 한 눈 팔 수 없는
오를 때보다
더 두려운
외롭고 지친
혼자 지고 가야 할
지고지난한
홀로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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