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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호 원고 (윤경선 시3.편)



추천 :	167	이름 :	윤경선	작성일 :	2016-10-06 07:28:57	조회수 :	1,963

달맞이 꽃

윤경선

8월의 태양
뜨겁게 손 내밀어도
눈길 한 번 안주고
솔바람 내려와 흔들어도
꼼짝하지 않던 그녀

온종일 들길 헤집고
어스름 어둠이 내리면
흙먼지 툭툭 털어 내고
달님 향한 그리움으로
꽃단장을 한다.

시를 낳고 싶다

윤경선

명품 백에 모피를
두르고 다니는 여자 보다
시를 한 권 묶어 다니는
여자가 부럽고
외제차 타고 다니는 여자보다
경운기 타고 들길 오가며
시를 줍는 여자가 부럽다

유창하게 영어 잘하는 여자 보다
시를 줄줄 외우는 여자가 부럽고
몸매 섹시한 여자 보다
헐렁한 바지에
보리밭 콩밭에서도
순풍순풍 시를 낳고
시와 은밀히 연애 중인
여자가 부럽다.

그때는

윤경선

아무도 길어 올리지 않은
신 새벽 맑은 우물로
아침밥을 지으시는지
그때는 몰랐습니다

찌르럭 쿵 찌르럭  쿵
돗자리 짜는 소리에
잠들고 잠을 깨야하는지
그때는 몰랐습니다

돗자리 한 죽 이고
용마리 고개 넘어 갈 적
고무신 애달파 우는지
허리띠 왜 졸라매는지
그때는 몰랐습니다

뙤약볕이 쏟아지는 유월
정돌 비탈진 콩밭에서
미숫가루 한 숟가락 타 마시며
포기 마다 서러운 가난 토해내는 줄
그때는 몰랐습니다

장날 마다 노래 불러도
운동화 왜 안 사오는지
친구랑 싸우면 나만 혼내고
친구는 달래서 보내는지
그때는 몰랐습니다

이제사 그때의 시린 추억
쓰다듬어봅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어 머 니 !


윤경선 / 합천 용주 출생
[영남문학] 신인상 당선 등단
농민신문 생활수기 입상
영남문인협회, 합천문인협회 회원
청덕면 영농후계자

파일 : 윤경선(시5).hwp (15.0 KB), Download : 1



윤경선	2016-10-06 07:30:16

어제 컴 고장으로 이제사 올립니다



김현숙	2016-10-11 21:56:05

귀한 작품 감사합니다. 24호 원고 확인하였습니다. 이후 필요한 수정사항은 간사에게 개별 연락을 부탁드립니다.



심성희	2016-10-12 11:08:38

윤시인님 알곡 농사 잘 짓고 계시니 행복 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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