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 합천문학 네게 보내는 작은 케익
불 붙여 축하하는 해누리*서 작은 시향(詩饗)을 연다
시인의 아내 정결한 도기 흰 그릇에
도라지 무침 아닌 인삼 겉절이 올랐다
배고플까 강작가 입에 삼겹살 어푼 넣어라
정시인 통기타 연주 들어 보니 행간 시어가 왜 울렸는지 알것다
詩心 찾아 헤매던 밤 황강 모래밭
발가벗고 누워 가만히 강소리 들었다던 이야기 듣는다
하루종일 해 드는 그 집 바깥양반은 아침이면 암탉처럼 시를 낳고
저녁이면 부인은 허리 펴고 앉아 뒷산과 별자리와 나무에 들려준다네
옛적에 일곱 걸음에 시 지었다는 詩才가 있었다는데,
황토방 불 때던 해누리 詩仙은 곳곳에 시를 묻어두고 있었다
시 이야기 깊어가고, 떠나기 싫은데, 참 우리
백 년 전 한 스승 밑
문장 다듬던 도반 아니었던가!
*해누리는 손국복 합천문협 회장님이 새로 이사한 율곡면 제내리 주택으로 볕이 하루종일 잘 들고, 문인들과 예인들이 사랑하는 집.
번뇌보다 옅은 콜롬비아 수프리모 원두
원만으로 곱게 갈아, 하심으로 꼭꼭 다진 필터홀더
서원 90도, 정진 9기압
재빠른 알아차림 24.5초, 솔로 30㎖에 남겨진 지혜
출리(出離)의 데미타세 한 잔 식도에 붓는다
진정해라 진정해라 아우성대는 그 길을 따라
십이지장 창자 지나 직장까지 깊숙히
흑아스팔트 타르처럼 쫘악 깔아준다
멸하는 맛
일체의 것 차단하는 크레마
400만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 뇌하수체까지
정신 번쩍 들 카페인
모든 것은 명료해지고
침잠하는 블랙 진공(眞空)
바리스타의 염화미소
있다
2편 올립니다.
강배훈
2013-09-03 23:03:25
시시한 일상을 예술의 눈으로 바라볼 때 시시한 일상이 예술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시시한 일상을 살고 있으나 또한 우리는 예술인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단, 예술의 눈으로 바라볼 때 그러합니다.
일상적 소재에 대해 그 예술의 눈이 첨예하게 각인 된 두 편의 작품 잘 보았습니다. 해누리에 들러 커피 한 잔 하고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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