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벽루는 합천 팔경중 제5경으로 합천읍 黃江邊 (필자는 南汀江이라 부름)에 자리해 있으며 고려 충숙왕8년 (1321년) 건립하여 여러 차례 중수를 거쳐 오늘의 모습이며 조선시대 대학자인 이황. 조식. 송시열선생의 글이 현판으로 걸려있고 뒷편 암벽에는 우암 송시열선생의 친필 涵碧樓가 크게 새겨져있다
飛鳳山 등에 업고
煙湖寺 팔짱끼고
남정강 맑은 물에
발 담그고 앉아서
천하의 시인 묵객을
불러 모은 第一江山
-필자의 함벽루전문-
어찌 함벽루의 절경을 3장6구 한수의 단시조로 다 표현하겠는가 만 詩에서 말해듯 뒤에는 그리 높지는 않으나 삼국시대 신라의 변방으로 군사 요충지였던 대야성이자리했던 비봉산 (일명 취적산. 매봉산. 황우산)이 아름드리 소나무 숲을 이루고 있으며 오른편 바로 옆엔 신라고찰 연호사(삼국시대 백제와의 전투에서 순국한 신라 군사들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창건했다 함)가 루의 풍치를 더 해준다.
루상에 올라 난간에 앉으면 난간 아래로 강물이 흐른다. 필자의 어린시절엔 이강에서 멱을 감고 놀며 난간 위에서 다이빙해 강물에 뛰어 들곤 했는데 지금은 합천댐이 생겨 물이 얕아 그렇게 노는 아이들을 볼수없으니 강 아래쪽에 洑라도 만들어 옛 처럼 아이들이 놀수있었으면 그리고 유람선이라도 뛰워 강을 오르 내린다면 루에 앉아 보는 강의 경치가 더 아름다우리라 생각해 본다
1
남정강 밤 깊어서
함벽루에 나 앉으면
으스름 달빚 아래
물안개 피어나고
연호사 풍경이 우는
꿈속 같은 이고요
2
누가 나를 불러 이곳에 앉혀놓고
물안개 어우러진 춤 사위를 보라했나
취기어린 나의 눈엔
鶴舞인지 僧舞인지
어쩌면 죽죽혼 서린
將軍舞 아닐는지
-필자의 "함벽루에 앉아" 전문
나는 함벽루에 오르길 좋아한다. 특히 달밝은 밤이면 소주병 들고 혼자 이 루에 올라 몇시간이고 앉아 있을 때가있다 달빛과 물빛 주위의 錄陰이 어우러져 누각안은 푸른색 물감을 칠해 놓은 듯 그래서 함벽루인가
밤은 깊어 사위는 죽은 듯 고요하다 내몸을 움직여도 사그락 소리가 들릴듯한 고요속 땡그랑 연호사 風磬이운다 소리가 나면 이 고요는 깨어져야 할텐데 풍경 소리 마져도 고요로 흐르는 이 적막함 숨마져 쉴수없는이 고요에 취해 있을 때 강상엔 물안개가 피어 오른다 하이얀 꽃깔을 쓰고 흰도포를 입은 스님이 승무를 추듯 때로는 우아한 자태의 학의 무리가 거닐 듯 스러졌다 다시 피어 오르곤하는 광경은 직접 보지 않고는 글로 형상하기 어렵다 기껏 "함벽루에 앉아" 같은 졸작이나 쓸 뿐 이러한 광경이 매일 밤 연출되지 않기에 자주 찾다보면 또 볼 수 있으려니 달밝은 밤이면 함벽루를 찾는다.
雨中見江於涵碧
雪中渡江視涵碧
한문 실력이 짧은 탓에 직암 이수희님의 힘을 빌어 한시 한수 읆어 보았다 "비가 오는 날은 함벽루에 앉아 강을 바라보는 것이 좋고 눈이 오는 날은 강건너 정양쪽에서 함벽루를 보는 것이 좋다" 함벽루 설경이 절경이라 많은 사진 작가들에 의해 늘리 배포되었음을 보았으나 눈 내리는날 직접 정양 쪽에서 함벽루를 보고 있으면 마치 한폭의 수묵화를 보는듯하다 우리 합천은 눈이 적은 곳이라 썩 만나기 어려우나 그런 기회가 오면 나가보시라 권하고 싶다 그리고 여름 비오는날 함벽루에 올라 난간에 앉으면 처마에서 떨어지는 낙수로 인해 내 몸과 마음은 창살없는 감옥에 같혀 버리고 무념 무상에서 바라보는 주위는 빗물과 강물의 만나는 소리 빗물과 나뭇잎의 만나는 소리 바람과 나뭇잎의 만나는 소리가 교향곡이 되고 비 맞은 물총새 갈곳 몰라 헤메일 때 어쩌다 연호사 주지승의 독경이라도 들리면 나는 곧 仙界에 앉은 신선이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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