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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	924	이름 :	송영화	작성일 :	2009-03-11 16:04:08	조회수 :	2,533

산행

- 성주산을 다녀와서

나른함을 달래려고 성주산 자락을
한발 한발 무거운 걸음을 힘있게
옮기노라면
날 반기려 듯 여기저기 산새 울음소리
붉게 핀 진달래랑 진노랑 산 동백 꽃
길가에 줄지어 한들한들 춤추는 반주되고
온 산을 다녀와 내 귓가를 맴도네
붉은 노송 힘주어 모든 힘줄 보이면
계곡속에 푸른 피 젊음되어 흐르고
한해 두해 쌓여 있는 수많은 세월
어느새 희색의 머릿결만
깊게 파인 힘줄속에 꽃피네
진달래, 산동백 그윽한 향기
아쉬움을 뒤로하고
길가에 선 노송들 팔랑팔랑 춤추는
배웅받고 내려와
내일 다시 보자고...

이기철님의 비평입니다

연륜의 힘에서 비롯되는,
뫼의 정기 같은 마음으로 엿보았습니다.^^
감히 엄두를 못 낼 제 낮은 연륜이지만...
미약한 한 독자의 마음으로 볼까 합니다.^^

도입부에서 시작하여 시작 단계에서는,
"한발 한발 무거운 걸음을 힘 있게"
여기서는,
겪어 온 지난날을 되새기듯 쌓인 시간의 무게...
그리고, 그 만큼 여유로움으로 벗 삼아 이기는
나이테의 교훈을 읽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요,
중반을 들어서면서부터
단순한 풍경+ 대상의 묘사적 꾸밈에 치중하는
단면적 흐름이 그려지는 것이 아쉬워 보이기도 합니다.^^
4행~7행/ 8행~12행//
이렇게 중반부의... 명확히 나뉘는 두 흐름을 봅니다.
앞 부분은 봄 풍경을 묘사하듯
가볍고 서정적이지만, 도입부에서 제가 맡은 그 진하고 구수한 삶의 향내를 엿보기 힘들고요,
그 뒷 부분은 그런대로 도입부의 연결고리가 이뤄져 보여요.^^
물론,
이 글에서 받는 제 느낌이 잘못된 것일 가능성이 아주 크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고요.
그러나, 짧은 식견의 저는 그리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두 흐름의 간격이 좀 커 보여요.
앞은 가벼이 서정적 풍경적 묘사라면,
뒤는 작가의 연륜이 뼈속에 녹아내리듯
필력이 고스란히 세월을 묻혀내고 있어요.
이처럼 전혀 다른 느낌의 구성이 되다보니
그 사이의 공백이 좀 있어 보이고,
낯설어 보이기도 합니다. 물론 제 짧은 생각에서만요.^^
그러다가,
13행에서 다시,
5행의 느낌으로 되돌아가는 듯싶고요,
이 소생만의 바람이라면,
도입부에서의 흐름이 그러했듯...
5행~8행에서의 흐름이 그러했듯...
작가님의 연륜적 잔 때가, 낡은 수첩 같은 이야기가,
생각들이 구체적으로 묻어났으면 하는
개인적 바람을 가져 봅니다.
누구나 그려낼 수 있는 서정풍 보다는,
직접 겪고 딛어 온
그 어떤 詩보다 더 詩 같은,
나의 어제와 오늘이...묵힌 된장처럼 구수하게 전달되는,
저처럼 얕은 연륜의 젊은이들이 간접적으로나마
배움을 얻을 수 있는,
제가 이 글의 시작점을 읽으면서 가슴 설레이던...
그러면서도 잔잔하게 고개 끄덕이게 만드는,
미약한 저 같은 젊은 소생들이 배우고 얻을 수 있는,
그러한 필력을 끝까지 엿볼 수 있다면 하는 소망 놓습니다.^^

위에서 내용의 구성에 대해서 두서 없이 의견을 놓았다면,
지금은
하나하나 문맥에서 살펴 봅니다.^^
행이나 내용의 연결 과정에 있어서
중심내용과 비중심내용(수식, 부연 내용)을 구분을 지어 보면 참 재미도 있고,
불필요한 군더더기를 빼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4행을 예를 들어,
"산새 울음소리" &@lt;===중심 내용,
"날 반기다/ 여기저기/" &@lt;====비중심 내용,
이렇게 나눠볼 수 있어요.
그러면 중심내용은 그대로 두고서,
"날 반기다" 는 설정을 드러내는 묘사의 "설명" 에 해당되고요,
"여기저기" 는 상황을 묘사하는 "수식"에 해당됩니다.
그러면 산새 소리가 누구를 반기는 것인지는 알 수 있지만,
왜 소리를 내는지에 대한 답은 필요하겠지요...??^^
그래서 앞 부분은 그대로 드러내고...
"여기저기" 의 수식은 그다지 큰 가치점을 찾기가 어려워요.
곳곳에 울린다는 뜻인데, 줄여도 문맥상에 큰 지장이 없어
보여요.
이처럼 작은 요소들을 나누어서 필요할까 아닐까 고민을
해보면 짜임새를 잇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합니다.
그리고 그 만큼 빈 공백이 또렷해지므로,
적절한 시어+비유도 넣기가 수월해 질 듯싶고요.^^

또 서술적 동사+형용사와 명사의 문법에 있어서도
굳이 말하지 않아도 뻔히 알 수 있을 때는
그 서술적 동사등을 빼고 바로 잇는 것도 좋을 듯 같아요.
5행을 예로 들어,
"붉은 진달래랑"
(꽃이 피다) 와 같은 진행입니다.
굳이 핀다 말하지 않고, 줄여도 꽃이 핀다는 사실은 익히
알 수가 있어요.^^
또한,
유사한 흐름으로
"동백= 동백꽃" 입니다. 그렇지요...??^^

7행 같은 경우는,
문맥을 다시금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 싶어요.^^
앞 뒤가 연결이 끊어지는 듯도 싶고,
이해도 어려워요.
내용이 어려운 것이 아닌데, 문맥이 뒤틀리다 보니 그런
까닭이 아닌가 추측이 됩니다.^^
"온 산을 다녀오다/ 내 귓가를 맴도네"
"온 산을 다녀오다" 는 작가의 행동적 흐름이고,
"내 귓가를 맴돌다" 는 산에서의 풍경이나 흐름을 말해요.
다시 말해... 말하는 대상(주체)가 전혀 다르다는 것이지요.^^
아무리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도,
문맥(내용의 일관적 흐름)이 어긋나게 되면 엉뚱한 데로
빠져든다 합니다. 이해에서.^^

9행의,
"계곡 속에 푸른 피 젊음 되어 흐르다"
이것은 아마도...
계곡물에 비친 적송의 모습을 말함인듯 싶은데요,
"푸른 피" 같은 비유가 다소 어색해 보여요.^^
흔히, 감성이나 감정의 극대화에 다다르게 되면
무의식적으로 우리는
색채(특히 원색)감을 살려서 표현을 하곤 하는데,
그리 좋은 방향은 아닌 것 같아요.^^
무겁고 강하고 화려함 보다는,
절제하고, 인내하고, 감정을 자유자재로 순화하여
은은하게 뒷맛을 풍기게 하는,
그런 수수하고 미약하지만 다채롭고 구체적인,
대상/행위/ 풍경의 살아있는 세세함...
그런 어휘력을 한번 살려 보셨으면 하는 개인적 생각입니다.^^
그리고,
비유가 자연스럽다고 보기에도 좀 무리는 따라 보이고요.
비유의 가장 큰 힘은...??
비유한듯 안한듯...자연스러운.^^
신처럼 새로움을 잉태하고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늘 보고 듣고 겪는 그런 것들이
추상적인 어떤 흐름과 연결이 될 때...
추상적인 흐름을 빼고, 그 구체적 대안점을 집어 넣으면
그것이 곧 묘사이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시간이 세월, 연륜 같은 경우에
"쌓여 있다" 보다는 "쌓여지다/쌓이는/쌓여가다/"
같은 흐름이 더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도 해 봅니다.^^
멈추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연속이니까요.^^
그리고요,
가장 시에서 인용되는 넓은 의미의 추상적 굵직한 시어들
"生/ 삶/ 인생/ 세월" 이런 것을
구체적인 다른 것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 고민해 봄 직 합니다.^^
살아온 저마다의 까닭이 다 다른 만큼...
독자의 가치관이나 생활이나 개념의 차이에 따라 너무
다양한 의미로 와전될 수 있다 해요.^^
이럴 경우엔,
그 의미를 살릴 수 있는 사실적 구체적 풍경/대상/ 행위
등으로 대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3행~14행의 후반부가,
다소 밋밋+ 안이하게 진행이 되지 않는가 생각해 봅니다.^^
두 대상 꽃은 위의 것을 그대로 따온 것이고,
"그윽한 향기" 라는 것은 이미적으로만 강조가 되는
뻔한 추상적 흐름으로 보여요.^^
굳이 대상이 반복되어야 한다면
꽃이란 대상만 덩그러니 드러내기 보다는,
보세요~
"어머님 닮은 진달래,아버지 닮은 산 동백"
앞에 "어머니/아버지" 만 넣어서 잇은 차이지만
훨씬 구체적으로 보일 수 있어요.
지루한 반복도 최대한 피할 수 있어요.
저것이 좀 얕다 싶으면 그 앞에 "어떤 어머니/ 어떤 아버지"
처럼 이을 수도 있고요,
"그윽한 향기" 같은 뭉뚱그레한 이미지의 추상을 제외하고
"모습" 이렇게만 바꿔 줘도 풍경이 되지요...??^^

"배웅 받고 내려와/ 내일 다시 보자고"
7행과 같은 흐름입니다.
다른 것은 다르지만 문맥의 앞 뒤 연결을 잘 살펴 보실
필요가 있겠어요.^^

**.
명확하지도 않게...짜임새 있지도 않게...
뭉뚱그레하게 어줍은 의견들이
두서 없이 늘어섰습니다.
이 모두 부족한 저의 그릇 탓입니다.
유익한 좋은 의견을 드리지 못하여 죄송스럽습니다.^^
그리고,
연륜도 미약하여 또한 조심스럽기 한 없습니다.
다만,
단 1%라도 옳은 의견이 있다면...
단 1%라도 도움 될 것이 있었으면...하는
작은 바람 놓아 봅니다.
부족한 졸 사견을 넓은 아량으로 양해 부탁 올립니다.^^*


시적 장치의 특성 [3]

배제의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