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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ㅡ민임에게



추천 :	197	이름 :	정유미	작성일 :	2016-06-10 21:22:54	조회수 :	1,612

봄비

ㅡ민임에게

정유미

우리들 어린 여학교 마당
보리밭으로 비가 내린다
오랜 세월 끊이지않고
비가 내린다

긴다리와 안경 너머 조숙한 눈매
날렵하고 길다랗던 손가락

다정한 비처럼
니가 좋았다
너의 총명과 우수를 먹고
나는 키가 자랐다
내가 울 때 마다
손 잡아 일으켜주던
너 하나로
열 친구 부럽지않던

아무것 준 것 없는데
봄비가 온다
아무런 소리없다

우리들 어린 보리밭에
비가 내리고
오늘은 니가 내곁으로
성큼 걸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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