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별곡ㆍ42
합동정류소
심성희
10여분 간격으로 운행하던
남일여객 거창고속 천일고속 전주고속
빨간 미니투피스 제복의
깍듯하고 멋진 안내양을 태운
광주고속도 자취 감춘지 오랜 얘기
합동정유소 간판도 무색해진
한두 시간 대
어른들의 병원가는
읍까지 태워다 주는 완행 버스
정적이 흐르는 합동정유소
세월의 유산이 축복이어야할
쇠털 같은 하세월
화성산 자락에서
뿜어내는 밤꽃향
주인 없는
맑은 바람
밝은 달
흰구름 자유롭고
푸른산 더욱 의젓한
오도산이 있음에랴.
교동별 곡. 43
아침에 일어나면
오도산과 인사 나누며 시작하는 일과
매일매일 봐도
볼때마다
다르게 다가오는
온 우주를 모체로
꿈틀거리게 하는 희열
삶을 사랑하고
연륜에 감사하는 슬기
비우고
덜어내고
체념체념하며
설렘과
수줍음
잃지 않는 일상을.
빨간 자전거 .6
칠윌 초이틀
할아버지 기일
초등생 맏손녀 앞에
고전을 들이미시던 할아버지
용맹없다 말리시는 아버지
이 대째 빨간자전거
오라버니 가신지 수 년
모임과 회식 자리엔
지금은
애향가이기도한
옛 합천군가를 애창하신
서운이 싸고도는
가야산 숲속에서
곱고 고우신 할머니
교훈적인 애기 샘솟듯
섬섬올올 섬세 하셨네
천수 다하도록 순수하고
천진스런 부끄럼 잃지 않으신 엄마
빈집 걱정은 잠깐
신혼집
추억 먹으려
옹기종기 빈집
드나들며
작물 가꾸는
올케 언니 이갑연
빨간 자전거 타던
나의 유년의 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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