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 1
- 삶
이 동 배
알을 깰 때부터
한 역사를 꿈꾸었네
날개를 퍼덕이며
자유의 품을 날아
천년이
하루로 접힌
*나노nano의 시계였네
순간을 살다 가도
천년을 산 것 같은
어제도 내일도 없는
칼날 같은 이 하루에
저 불빛
유혹을 하면
몸을 던져 태우리라
세상에 이다지도
슬픈 일 있겠냐만
희망찬 날갯짓에
불타는 무위無爲의 삶
마지막
생을 다하여
불꽃처럼 스러지리
*나노(nano) : 미터법의 여러 단위의 이름 앞에 붙어 10억분의 1이라는 뜻을 나타냄
하루살이 2
- 생生
홀연히 스러지듯
속내마져 숨겼다가
짧은 생 군무群舞 속에
사랑하고 산란하고
작부가
눈웃음치듯
잊어지고 살거니.
그림자 사냥
세상사 첨벙첨벙 숨죽여 살금살금
말없이 쏘아대던 겁 없는 약속 하나
사라진
구멍 속으로
쑤셔대는 뙤약볕
어둠을 허우적대던 헤쳐나간 달빛은
간신히 뛰쳐나온 조명발 뒤로 한 채
세상사
무엇이 되어
이리저리 떠돌다
사냥꾼이 쏘아대던 녹이 쓴 탄피 주워
앙가슴 적셔내며 끝없는 꿈을 깁던
관통貫通한
목 쉰 그림자
세월 낚고 그런다
*백리화랑百里畫廊
200여리 돌고 돌아
시원한 비경祕境 흘려
물속에 잠겨 있는
만삭滿朔의 황포도영黃布倒影
난바다
치솟아 올라
눈부시게 피어나
*백리화랑(百里畫廊) : 중국 계림 리강 일대의 황포도영(黃布倒影) 등 아름다운 경치가 펼쳐짐을 일컬음
*운봉화랑雲峯畫廊
수년간 두드려 온
도구는 징과 망치
천계산天界山 비껴 도는
하늘로 가는 길에
발아래
흐르는 구름
빚어 놓은 비경祕境들
*운봉화랑(雲峯畫廊) : 중국 임주(林州) 천계산(태항산 대협곡,팔천협) 일대에 펼쳐진 노야정과 왕망산에 이어진 비경을 일컬음
약력
* 계간 현대시조 신인상(1996년), 시조집 : 『합천호 맑은 물에 얼굴 씻는 달을 보게』 3인 사화집, 월간문학사 2004.『흔적』 도서출판 고요아침 2013,『밟으면 꿈틀한다』도서출판 경남 2016, 동시집『돌멩이야 고마워』아동문예 2015. 현재 섬진시조문학회장, 진주시조시인협회 회장, 경남시조시인협회 부회장, 경남아동문학회 부회장, 경남아동문학상(2016)
김해삼성초 교장 퇴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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