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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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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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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6 |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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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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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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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7 07:36:08 |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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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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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
윤경선
장미나 목련처럼
우아한 자태는 아니지만
흙먼지 마시는 일상을
숙명으로 여기며
나만의 소박한 미소로
그대 땀방울
닦을 수만 있다면
수수한 눈빛 하나 닿으면
논두렁에 앉아
밤낮을 흙먼지 마셔도
서럽지 않으리.
가을 버스를 타고
윤경선
새벽 잠 없는 낙엽들
정거장으로 모여 든다
밤새 신경통으로 잠 못 이룬
은행잎 굴참나무
마른 기침에 뜬 눈으로
그리움을 토해 내고
알싸한 아침
식전 먹는 혈압 약
한 끼 밥처럼 삼키고
봄 여름
자신보다 자식위해
혹사시킨 팔 다리
만병통치약을 찾아
가쁜 숨을 고르며
연골 속으로 숭숭 지나는
바람을 안고 간다.
첫눈
윤경선
첫 발자국 밟으며
그대 오시면 좋겠습니다
첫눈 내리면 만나자던
희미한 약속
어디서 삶의 발자국 남기고 있나요
메마른 가슴
순백의 영혼들이 쉬어간
고요한 들판 위로
고라니 발자국
시린 백지 가득
그대 이름 새겨 봅니다.
달
윤경선
밤길 걷다
독사 꼬리라도 밟을새라
현관문까지 따라온다
가끔 티격 티격 하다
구름 속에 숨어
밀당을 하다가도
칠흑같은 어둠이 내리면
어느새
내 발걸음 앞을 빛추고 있다.
기역자를 쓰며
윤경선
그런 몸으로 뭘 하겠다고
수군거림에도 땅을 물고
말없이 갈 길만 갔다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면서
별을 따보겠다고
미친 듯이 달빛 베어내고
애호박 곁에
앙칼진 땅가시 베어내고
초록 넝쿨 길 내어준다
예리한 가시에 찔러도
무디어진 손마디 굳은살
온 몸으로 반듯하게 기역자를
쓰며 어딜 가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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