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 번 시작해 볼란다
- 최병태
인생은
육십부터 시작이라 했는가
그렇다면 내 나이 이제 겨우
쉰 여덟인데 뭐가 그리
늦었다고 하겠는가
카운트다운도 끝나지 않았고
아직도 살아갈 시간도 기나긴데
총성이 울리면 냅다
한 번 달려가 보는거다
남들만큼 앞서가지 못할지라도
여유롭게 뒤도 돌아보며,
길 옆의 꽃들과 얘기도 나누며,
하늘 높이 떠 가는 구름도 바라보며,
이웃들의 얘기에도 참견하며,
아주 천천히 사랑하는 이 함께
희희낙락 웃음꽃 피우며 살아볼란다
기왕지사 늦은 시작이니
앞서 나갈 이유가 없어
이 얼마나
여유로운 인생이랴
아, 가슴 벅찬
아름다운 삶이 될 것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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