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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호 원고(김현숙/시)



추천 :	98	이름 :	김현숙	작성일 :	2016-10-11 10:47:14	조회수 :	1,345

수양버들 외 2편

김 현 숙

어제는 당신이 미워 머리를 자르고
그림자가 젖도록 울었습니다

잘 가라는 인사도 없이 떠나온 세월
어김없이 계절은 오고 바람이 붑니다

옷깃에 남은 얼룩도 인연인지
지우려 해도 스며든 기억을 지겹도록 입었습니다

목젖 끝 노란 신물이 간질거리고
틀어막은 그리움마저 터져 오는 봄날

입가에 맴돌고 부딪히는 이름을
강물 따라 조용히 씻어 보냅니다.

광어의 꿈

김 현 숙

미지의 풀밭
흰 살결 탱탱한 몸매
자신 있게 눕는다

눈부신 처녀의 몸을 두고
날름대는 붉은 혀 축축한 눈길
축배의 밤이다

허리를 꺾어 올려
초장 간장
더욱 짜릿해져 신음하는 밤
마늘로 눈을 가리면

터널 끝 기차처럼
저들의 입속으로
나는 다시 태어난다.

아버지의 의자

김 현 숙

봄날 해거름
목욕하고 돌아온 호미자루
고무신 한 짝 앉아있다

여름 장맛비
걸터앉은 비옷이
오후 내
늘어져 하늘을 본다

마른 다리
삐거덕 거리는 가을 오후
어머니는 돌을 끼워
세월의 수평을 맞추고

성긴 눈발 내려앉은 아침
비닐에 덮혀
발자국도 없이 사라졌다.

파일 : 김현숙(시3).hwp (12.0 KB), Download : 7



김현숙	2016-10-11 22:49:02

24호 원고 입력완료.



심성희	2016-10-12 10:44:30

업무에도 시달리는데 많은 일 벅차시겠지만 이가을 행복한 시간도 함께 즐기셔요



이홍래	2016-10-18 18:32:08

현숙샘! 합천 문학 24호 원고 받느랴 얼마나 고생이 많으십니까? "아버지의 의자" 에 머물다 암으로 투병하시다 하늘 소풍 가신 울아버지 생각에 가슴이 먹먹해져옵니다 공사판에 일 하러 갈때면 건강 잘 챙기면서 잘 다녀 오라고 손 흔드시며 의자에 앉아 자식 걱정 하시던 아버지 얼굴 생각 하니 오늘따라 보고도 싶고 울고도 싶고 많이 그리운 울 아버지가 생각이 나 못다드린 사랑에 잠을 이루지 못할 것 같아요! 그러나 든든한 당산 나무가 되어 주시는 이성동 선생님이 계셔 세상 살이가 아무리 힘들고 고통스러워도 꿋꿋하게 일어나 걸어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깊은 사랑과 정으로 다독 거려 주시는 합천 문학회 선생님이 계시기에 더 넓고 높은 세상 속으로 기지개를 펴고 날고 싶습니다. 아무쪼록 건강에 유념 하시는 복된 나날 되소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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