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
소 행 성
도삽질라꼬 왔나?
삐진 말투
반가움 묻어나는
투박한 환영사
씽크대 사이사이
짜투리 라면스프
구멍 난 고무장갑
두루뭉술 말은 비닐봉지
버리지 못한
미련을 털어내고
유통기한 다가온 요거트
은빛 떨어진 갈치 토막
곰팡이꽃 토마토
깊숙이 쌓아둔
그리움을 닦아낸다
들키고 싶지 않은
미련도 그리움도
딸래미에게 도둑맞는
주말 저녁
내 속 뒤집어놓고
다음 주말엔 오지마라
도삽짓고 있으모
또 올께
오늘 맑음
소 행 성
담부랑 끝자락 감나무에 해가 걸리면
반들반들해지는 대청마루
햇살을 벗삼아 뒹굴어 보고
처마 밑 시렁
씨알 옥수수 다발에
까치발 들며 허공에 손인사도 해보고
주렁주렁 꽈리풍선
한 여름 뙤약볕을 고스란히 품어
익을대로 익어진 빨간 속살을
고운 노을 빛으로 토해내고
장독대 아래
수줍게 고개 숙인 봉숭아
얌전히 씨앗 주머니를 터뜨린다
오늘
참
맑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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