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작시 한 편 올려봅니다.
다리 위에서
손국복
마주 보는 물살 도도하다 저기
산 거슬러 오르는 숨막히는 도전
나무들 갈퀴 세우고 금새라도
심장 헤칠 듯 기세 등등하다
혁명은
물살 가르는 은빛 비늘같이
암벽 타 오르는 크라이머 힘줄같이
거침없는 유영으로
끈질긴 공격으로
절정의 순간 건졌건만
등지고 흐르는 물결 평온하다 멀리
뜸북새 울음 위로
물안개 낮게 피어 고요한
풀뿌리 조차 여리디 순한
아낙처럼 다소곳다
거스르는 물살
순종하는 물결
나 지금 어디메쯤 있어
혼돈의 강물 바라고 섰는가.
2003.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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