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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0회 황강 백일장 중등부(산문) 차상 - 장날(주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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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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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6 |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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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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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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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9-30 13:30:57 |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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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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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강 백일장 중등부(산문) 차상 - 장날(주수정)
장날
주수정<합천여중 3년>
"부모님께서 회사에 다니시는 학생들 손 들어봐요. 개인적인 가게를 운영하시는 분들 손 들어보세요. 음...손들지 않은 학생들은 뭐지? 농사...하시나? 지은아, 너 손 안 들었지? 네 부모님께서는 무슨 일 하시니?"
"......"
일년에 한번 정도 하는 부모님 직업조사...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3학년인 지금까지 내가 가장 싫어하는 시간이다.
"지은아...부모님께서 무슨 일 하시지?"
"시장...에서..."
"응?"
"시장에서...장사..."
"시장에서 장사 하신다구?"
"......네......"
우리 부모님 직업은 말 그대로 꾸준히 장날마다 아침 일찍 나가서 자리를 펴고 준비해 온 물건들을 펼쳐 놓고 손님들을 모으는 장사꾼이다. 매번 이렇게 오늘 같은 부모님 직업 조사를 할 때면 교실에서 가장 시끄럽기로 소문 난 나지만, 조용해지고 말이 없어지고 침묵이란 단어를 아이들에게 느끼게 해준다. 언제나 그랬다. 친구들과 선생님에게 부모님이 장사꾼이라 말하고 나서 집으로 돌아 갈 때면 괜히 우울하다.
나는 밑으로 남동생 둘, 여동생 한 명을 둔 집안에서의 맏딸이다 어린 동생들을 대신해 당연히 부모님의 마음을 항상 이해하고 헤아리고, 짐이 되기보단 도움을 주어야만 하는 나인데, 요즘 따라 괜시리 부모님께 짜증내고 화를 내는 날이 부쩍 많아졌다. 빽빽이 자리한 여러 집들 사이에 오늘따라 허름해 보이고 괜히 작아만 보이는 초록색 대문의 우리 집으로 힘없는 발걸음을 옮겼다.
"다녀왔습니다"
"응, 왔니~ 지은아, 여기 와서 이 고사리 박스들 좀 옮겨. 다 옮기고 나서 도라지 좀 옮겨주고."
"나, 공부해야해. 좀 있음 시험이에요."
"한참 장 바쁠 때잖아...좀 도와주고 있다가 해."
하마터면 엄마와 또 다툴 뻔했다. 늦게서야 사춘기가 온 것일까? 내 방문을 열고 들어와 힘없이 가방을 내리고 반쯤 벽에 기대어 한숨을 내쉬었다. 입만 열었다하면 시비조고 싸움이다. 그래서 예전보다 말도 많이 하지 않고 나 하나로 시끌벅적했던 집 분위기도 요즘 따라 항상 침묵이다. 처음 부산에서 살았을 때는 아빠는 회사에 다니고 엄마는 집안에서 집안 일을 하고 우리를 돌보며 우리는 저마다의 학교에서 즐겁게 생활했었다. IMF라는 것이 찾아오기 전에는...반갑지 않은 것이 우리 가족에게 찾아와 우리는 별 계획 없이 무작정 농촌으로 내려 왔다. 고모가 계시는 곳이라 약간의 논과 밭을 얻어 농사라는 것을 처음 경험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부모님께서는 장사꾼이라는 직업에 발을 들여놓으셨다. 부모님 두 분 모두가 장사를 시작하면서부터 집안은 아주 돼지마구가 따로 없다. 집안 일을 돌보시던 엄마도 두 팔 걷어붙이고 아침 일찍 장에 나가서 집 안을 돌보고 관리하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 언제나 아주 엉망이다. 내가 사는 곳은 합천이라는 곳이다. 이 곳은 매번 5일에 한번 크게 열리는 장날이 있는데 요즘은 한참 추석 준비로 인해 더욱 북적대고 거창하게 열린다. 부모님은 더욱 바쁘시다. 요즘 들어서 더욱...5일에 한번 열리는 5일장말고 매일 다른 곳에서 열리는 장에도 나가신다. 우리 부모님은...덕분에 가족끼리 함께 모여 앉아 식사하는 시간도 꽤 줄었다. 말 그래도 가정불화가 따로 없다. 지긋지긋했던 시험이 모두 끝나고 친구들과 나는 모여 즐겁게 놀기로 했다. 그동안 틈틈이 모아 두었던 저마다의 용돈을 꺼내 모아 제일 먼저 먹을 것을 사먹기로 했다. 이말 저 말 하던 우리는 마침 장날이고 해서 시장 구경을 하다 먹을 것을 사 먹기로 했다. 분명히 우리들이 갈 시장에는 내 부모님의 열심히 일하고 계실 것이다. 내심 썩 내키지는 않았다. 친구들의 손에 이끌려 무거운 발걸음으로 시장으로 향했다. 분명 나를 보면 내 이름을 불러 나를 세울 부모님일텐데 제발 그냥 북적대는 사람들 사이에 가려져 날 그냥 지나쳐주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거 되게 맛있겠다..."
"할머니들이 많구나...불쌍해..."
마음이 무거운 나에 비해 내 친구들은 모두가 신나 하며 재잘재잘 거렸다.
친구들과 시장 구경을 하다 중간쯤 왔을 때 내 눈에는 돈지갑을 배에 둘러메고 손님들과 가격 실랑이를 하며 떠들어 내는 엄마가 보였다. 나는 나도 모르게 내 친구의 손을 잡고 걸음을 재촉했다.
"왜 그래~"
"야! 김지은!"
내 친구가 내 이름을 크게 부름과 동시에 내가 고개를 돌렸는데 내가 시선을 둔 곳에는 엄마가 날 바라보고 계셨다. 엄마와 난 말없이 쳐다보고 있었다. 엄마가 먼저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는 날 보지 못했다는 듯이 다시 손님들과 가격 실랑이를 했다. 괜히 고마웠다. 한편으로는 아주 많이 미안했다. 엄마에게...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다 늦은 저녁에서야 집에 왔다. 사랑스런 내 동생들은 모두들 엎치락 뒷치락 서로를 부둥켜안고 새끈히 잠들어 있었다. 왠 일인지 엄마가 보이지 않았다. 아빠의 짐차가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물건을 실러 갔나보다. 부엌이 있는 곳으로 갔다. 편하지 않는 구부려 앉은 자세로 엄마가 늦은 저녁을 드시고 계셨다.
"엄마..."
"응, 이제 오는 거니..."
"뭐해..."
"밥 먹지..."
"밥을 왜 이제 먹어..."
"이제서야 시간이 잠깐 나는구나..."
"엄마...아까 낮에..."
"저녁 먹었니? 우리 딸 엄마 대신해서 동생들 돌보고 공부하고 한다고 많이 힘들지?"
"엄마..."
"엄마가 지은이한테는 항상 미안하고 항상 고마워."
괜시리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느꼈다.
"갑작스레 농촌 내려와서 이렇게 채 적응도 안되고...생활한다고 불편하고 힘들지? 집에서 너희들이랑 생활하는 모습만 보다가 이렇게 추리한 모습으로 장사하는 모습보고 하니까...엄마가 많이 부끄럽지?"
"아니야. 엄마 미안해..."
엄마는 내 손을 꼭 잡았다. 내 손을 잡은 엄마의 손으로 내 시선을 향했을 때 나는 엄마를 향한 더 많은 미안함에 엄마를 부둥켜안고 목놓아 울었다. 그 곱던, 그 뽀얗던 엄마 손은 장사하면서 긁히고 찍히고 까져 아주 엉망이 되어 있었다. 괜시리 그동안 화내고 엄마 맘을 이해하지 못한 내가 아주 미웠다. 이 생각 저 생각에 시계 바늘이 새벽 4시를 가르칠 때쯤 겨우 잠을 청했다. 1시간쯤 지났을까...부스럭대는 소리에 눈을 떠보니 시계 바늘은 새벽 5시를 가르켰다. 엄마가 옷을 챙겨 입고 시장에 나갈 준비를 하고 계셨다.
" 엄마 벌써 시장 가게?"
"응. 한참 바쁠 때잖아."
"나도 갈까?"
"아냐. 집에 있어. 동생들 일어나면 밥 챙겨주고 그래."
"지현이 있잖아. 같이 가."
"일...도와줄래? 그래도 괜찮아?"
30분 가량 달려온 시장은 해도 뜨지 않아 어둡고 꽤 쌀쌀했다. 엄마를 도와 짐을 나르고 사람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해가 눈을 떠 빼꼼히 고개를 내밀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이 한 둘씩 모여왔다.
"오셨어요. 고사리가 아주 좋아요..."
* 문학회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7-07-28 2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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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수정 학생, 입상 축하해요. 여기서 만족하지 말고 더욱 정진하여 좋은 글을 많이많이 쓰시기 바랍니다. 정말 이번에는 차상에 머물렀지만,글을 전개해 가는 힘이 돋보여요.시간나는대로 우리 홈페이지를 자주 방문하셔서 어른들의 작품을 통해 많은 도움이 됐으면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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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수정 학생 글이 상대방의 마음을 감동 시킬때
그 글은 좋은글이 된다고 생각해요
마음이 저려왔어요 일상에서의 아픔 상처들이 좋은
글이 되고 아름다운 일들이 아름다운 글이 되는것이랍니다 가슴에 와 닿는 많은 생각들을 자주 글로 표현 해보세요 좋은 글이였어요 맣이쓰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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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장 입상 작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