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동별곡ㆍ44
돋을양지 질양지
뒷 창을 열면
화성산 위로 솟는 아침해
돋을양지는
들숨 날숨 깊고 긴-호흡
기원 하는 간구함은
발성연습
엄동설한
잎을 떨군채
아침햇살 받으며 피워내는
천사나팔꽃
오래 머물지 않아
책상 앞으로 오면
시작 되는 일과
짧은 오동지 해가
오도산으로 향하는
'질' 양지에 들면
따스함에 용서와 배려
내일 다시 솟을
돋을양지
'질' 양지의 이 터전
허울좋은 무거웠던
빈 껍질 허물도 아물게 할
새털 같은 가벼운 맘으로
시 ㆍ서 ㆍ음이 함께 놀아주는
삶의 안식처에 기대어보는.
교동별곡 . 45
신정 구정 정월대름도
지나가고
흐르는 세월
'칠' 학년 입학하여
거창한 계획 꿈보다
하루 일상 즐거움 더하여...
이세상
죽음 만큼 확실한
누구도 비껴 갈 수없는
살다보면
잊은듯 죽음도 준비가 필요하다는
염두에두고
삶을 더 가치있고
굿세게 다져갈 것을...
스스로 결정 할 수없는일
아- 아직 시간은 있다
봄볕이 땅에
입마추는 3월이다.
교동별곡 . 46
---외갓길
지금, 외가에는
집앞
모레 들판 처럼
더 넓은 맘의 외사촌
큰 오라버님 김명수 . 중수
기억의 회로를 드듬어
국민학교 시절
방학이 되면
가슴 둥둥 설레던
외가엘 갔다
손목 앞
왼쪽 옹기 가마터 지나
끝없는 직선 거리
소재지 용지리엔
작은 외갓집 약방
출렁거리는 긴 나무다리 건너면
외갓동네 고품
여름엔
물속길
모레 감촉
언덕 넘어면
외가는 첫째 집
윗대 한 집과
외할아버지 오형제
한 골목 여섯 집
지그재그로 낸 대문
양쪽 펼치니
의성 김씨 씨족의텃밭
첫 집에서
골목 막으면
나가지도 들어갈 수도없는
기상천외한 기~인골목
부잣집이었나 보다
이모님 따라 외서리 나서던
곱고 고우신 역돌댁 큰 외숙모님
인물 풍채 좋은
지금 생각하니
바리톤 음색의 큰 외삼촌
돌아올땐
남정강(남진) 다리 까지
외할머니 배웅 받으며...
살면서
낮선 사람이
용주가 튀어 나와도
귀가 번쩍이는
그리운 그곳
고품리.
교동별곡 . 47
--- 벼루
시집올때 가져온
아버지 벼루
새 시절
알지도 멋모르고 살다가
중년 절친의 선물
고급스런 수제벼루에 잠겼다
수년 전
귀향하신 분이 주신
고관대작이 만졌을...
진열장에 잠자다
책상 위로 오른
가로등 불빛으로
가로
세로
줄 긋고
점, 찍고 삐침과 파임
갈고리
오늘
시작이다.
교동별곡 . 48
---백중날
세불 김 다 매고
삽, 호밋 자루 씻어
한 숨 돌리며 쉬는날
풍경 좋은 산자락에
아낙들은 솥뚜껑
걸어놓고
화전 놀이 하던...
오늘밤엔
가을 품은 보름달
만져 봐야지.
|
 |
|
회원작품 게시판
추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