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록의 계절은 어디가고
메마른 가지에 여린 낙엽
금방이라도 사라져갈 예감에
가슴 미어집니다
팔십고개 넘어온 모진 세월 만큼이나
더덕더덕 쌓여진 삶의 상처
새벽에 내린 이슬마저
당신 몸 속에 스미지 못합니다
체념 한 듯
하나씩 버리는 모습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끼고 있던 가락지 벗어두고
목숨처럼 아끼시던
삼백평 종이 한장도
꼬깃꼬깃 쌈지돈 몇 냥도
이제 버리고 이별 준비를 하나 봅니다
세상, 시름, 고뇌
무거운 짐 내려 놓으시고
새털처럼 가벼운 날개 달고
평화의 나라로 훨훨 날아 가소서
스무해 당신과 더불어 온 세월
미운정 고운정 가슴에 녹아
빗물되어 흘러 내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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