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의 별 하 아름답다하여
배낭하나 들쳐 업고 길 떠났다네
별은 간데없고 빗방을만 눈부시게
우릴 맞이하더라
가난하고 정 많은 그곳 사람들
우리와 너무 닳아서 전혀 낯설지 않은
말 안 통하는 사람들
눈 맑은 사람들 사람들
우리 가난했던 시절
만주벌판에 돈벌러갔던 할아버지 삶이 저랬을까
삼년동안 번돈 베갯속에 묻어두고
옥수숫대 울타리에 불붙어 홀랑
화기 머금고 돌아가셨다던 할머니 삶이 저랬을까
머무는 내내 피붙이를 만난 양 가슴 먹먹해
무언가 팔아줘야 될 것 같은
둘러봐도 살것이 없었다
돌아와서도 내 마음 그곳에 머무네
2. 열여섯 그때
혼자이고 싶어
눈에 띄지않던 별들 내 안에 들어와 집을 짓고
시냇물도 내속에 흐르고
세상은 온통 분홍빛
바알갛게 달아올라
맘둘곳 찾지 못해 헤매이던 저물녘
내안에 가득 차오르던
혀 끝에 맴도는 소문 내고픈 이야기
다섯밤을 세워도 좋았던
그곳에 들면 더 나이들지도 않는
어린아이와 어른사이에 가로놓여진 엉성한 연결고리
3. 누드가 있는 풍경화
새벽4시
아직 어둠이 남아 있을 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말고
산길을 걸어보라
그렇게 해보라
밤샘 작업으로
얼기설기 쳐져 있는 거미줄쯤 무시하라
거기 맺힌 이슬방울은
진주라 몸에 장식하고
내 오늘은 진정 자유인
주름치마처럼 퍼지는 아침빛 받아
날개로 걸치리니
나는 눈빛선한 산 짐승
누드가 있는 풍경화
4. 가을
멀미하듯 어질병 되살아 나는 계절
스쳐지나가는 바람도 차고
다가오는 바람도 차가워
문득 올려다본 하늘
나이 먹을수록 하늘은 더 파랗고
낙엽은 더 붉네
왔던 길 보다 짧게 남은 앞날
입안에 사탕 녹여먹듯
아끼고 아껴서
넉넉한 마음으로
원하지 않아도 겪게되는
뷸행까지도 껴안아야 겠다
내 이웃의 보이지 않는 마음까지도 읽어갈 수 있다면
이홍래
2008-08-09 23:54:19
시공부에 여념이 없으신 선생님의 열의에 찬사를 보냅니다.
오타가 눈에 감지 되어 자리에 펼쳐 놓습니다.
별 하 아름답다하여 중에 "빗방을만"을 "빗방울만"으로 가을 중에 "뷸행까지도"를 "불행까지도"로 바로잡아 주시면?
4."가을"중에 높고 푸른 가을 하늘 아래 우리 악견산 선녀님의 이웃을 위한 작은 배려가 익어 가는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져 옵니다!
행복으로 가는 산책길에 동행 할수 있어 기분이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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