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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문학 15호 원고(8편)



추천 :	491	이름 :	손국복	작성일 :	2007-07-19 16:33:22	조회수 :	2,298

산행일기 1
    -지리산

                                      손국복

나이 쉰 넘어
찾아 나선 지리산은
천상에 걸려 있었다
세속 건너 법계교
통천문 겨우 열고
막숨 허걱이며 오른 천왕봉은
하늘나라 지존이셨다.

우렁우렁 큰 기침
지엄한 왕
즐비한 장수 산맥
호위 무사 거느리고
사방천지 호령함은
넓고 먼 남해 갯벌
뿌리 박아 든든함인가

수억 년 흰머리 바위 틈
고사목 가문비나무
기개 높은 산
바람 세월 마주 선
백자대호 방장산은
선비의 기품 넘어 이미
하늘 닿은
덕인지심 품고 있다.

산행일기 2
-태백산 일출

                    손국복

태백 준령
눈꽃밭에 피어나는
한덩이
새빨간 순수.

산행일기 3
    -선운산

                                     손국복

백두대간 끝자락
호남정맥 흐르는
도솔산 선운사
봄 산
푸른 피 돌아
몽글몽글
향연 피어난다.

꽃은 꽃으로
잎은 잎으로
제 자리 찾아가는 신비
생명의 환희
우주의 질서

산제비꽃 천남성
노루귀 노루발
조팝나무 지천으로 어우러진
큰 바위 능선에서
더 이상 바랄 것 없는
지상의 풍요로움에
말문 닫는다.

산행일기 4
    -팔영산

                         손국복

나이 오십에
늦바람 난 여자
밴댕이 속 남편 버리고
힘살 좋은 젊은 놈
품에 빠졌다

꽃미남 얼굴에
근육질 다리
거방진 가슴
심장의 고동
콸콸 솟구치는
절정의 능선에서

가슴 터질 듯
열정 보듬고
후회 없이 남은 생
초록 바다 숲에
몸 던진다.

산행일기 6
       -미타산

                     손국복

해거름
이따금 동박새 울움
상홍사 처마 끝
풍경 깨우는
극락 불국토
미타산 길은
한 소망 축원하는
연등 사이로
은방울 병꽃 가득
무명 밝힌다.

산행일기 9

                     손국복

사랑은 언제나
낯설다
설레는 밤
뒤척이다 다시 만난
사랑은 아직도
서툴다
서툰 만큼 사랑은
새롭다
둥글거나 모나거나
살지거나 여위거나
품에 들면
편하다
그
사랑은.

자유

                 손국복

바람이 풀 만나
소리가 된다
풀이 바람 만나
풍경이 된다
나무가 새를 만나
열매가 되고
새가 나무 만나
노래가 된다

사람아
아름다운 사람아
사람이 사람 만나
사랑이 된다

지나 온 시간
가야 할 공간
숨 쉬는 생명
소리와 느낌
빛과 어둠까지
그 순간
그 자리에서
뜨거운
자유가 된다.

나에게

                                     손국복

하늘이 되어라 너는
가슴 답답하여
절로 한숨 나오는 날
구름 사이로 언듯언듯 보이는
창공이 되어라

산이 되어라 너는
자꾸만 흐트러져 맴도는 길
한 치 앞 보이지 않는
어두운 밤에
여명 밝혀오는
빛이 되어라

강이 되어라 너는
풀리지 않는 고
한없이 무료한 나날
초록빛 강 언덕
흐르는 여울에
마음 풀어라
산마을 굽어 도는
장강이 되어라
찌든 맘 밝혀주는
노래라도 되어라
너는.



이홍래	2007-08-07 13:53:24

가만히 앉아 먼 산을 감상하는 운치,표현하는 기교는 저에겐 감탄사가 절로 나오게 만듭니다. 역시 선생님은 우리의 아름다운 우상이십니다. 건강 하시고 행복 가득 하소서 ^^



문학회	2013-06-20 10:22:37

댓글을 정리하였습니다.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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