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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천문학27호원고(손국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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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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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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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국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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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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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1 23:01:37 |
조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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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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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함을 태우며
손국복
반갑게 손 내밀며
주고받던 인사
은근히 스펙 자랑삼아
금박 고딕체 박힌
이력서 건네며
손아귀 아프도록 흔들어대던
자신감
눈 치떠 여유 넘치는 표정으로
상대를 내리깔던
종이권력
권불십년
화무십일홍
수많은 얼굴들이
불속에 사라진다
나도 함께 처형된다.
대나무
속으로 운다 대나무
겉으론 허우대 멀쩡
기골 강대 굳센 척
굴욕을 거부하나
텅텅 속 빈 대공에
큰 울음 고여 있다
밤에 운다 대나무
청청 한낮 버티다
밤바람에 묻혀
소리 내어 운다
어깨 떨면서 운다
마디마디 설움 맺힌
푸른 눈물로
산자락 부여잡고
홀로 서서 운다.
떠나가는 그대에게
그대 하늘로 가
구름이 되어라
그대 하늘로 돌아가
새가 되어라
오늘처럼 애달픈 날
나무 춤추고
강물 목 적시는
비가 되어라
못다 이룬 꿈 하늘에 닿아
노래 부르고
시가 되어라
비우고 낮추어
하고 싶은 것
하나만 골라
한 눈 팔지 않는
사랑이 되어라.
능소화
모여서 꽃이 된다
능소화
볼품없는 줄기에
개미 파리 바글바글
하루 못가 꽃이파리
처참하게 떨어지는
혼자서 초라한 꽃
모여서 꽃숲 된다
발그레한 단장으로
기다리고 기다리다
줄줄이 떨어지는
가련한 그리움
모여서 꽃이 된다
떨어져 슬픔 된다.
화장
립스틱을 바른다
아이라인을 그린다
짙게 더 깊게
비밀을 만든다
아침 저녁 수시 때때로
색다르고 화려한
가면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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