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 [검은 소금] 중에서 (강배훈)
논이다. 인류가 구복을 채우기 위한 질서다. 저 빈들거리는 빛 한조각이 직사각형을 만들고 직육면체와 정육면체를 만든다. 그러나 처음처럼 물에 담겨 형체가 없어진다. 남은이 소금논에서 본 건 지난한 사내의 이력이었다. 소금처럼 사라져버리고 싶어.
외친 소리는 언덕 너머 바다를 휘감고 되돌아왔다.
-인간의 생명은 어머니의 자궁에서 시작되지. 자궁의 양수는 바닷물의 성분이야.
남은은 벌떡 일어나 다시 토판위에 대파질을 해대며 하해년을 떠올렸다. 바다의 거품에서 태어난 아프로디테를 생각했다.
단편소설 - [여우 숲 백화] 중에서. (강배훈)
봄이 도착했지만 우듬지는 까맣다. 갈색내피는 곧 떨어질 것이다. 풍경을 뒤덮은 가지는 하늘에 빼곡하다. 아침 서리는 나뭇집 연기처럼 몽개몽개 피어올랐다. 자작나무 숲이다. 산이 아니고 백화가 아니라면 이처럼 무성할 수 없다. 숲을 떠받드는 벌판은 넓고 모래투성이다. 강은 거기서 멀었다. 대신 여우가 있다. 해가 무지개 곡선으로 지나간다. 무지개처럼 해도 금세 사라진다.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다. 어둠은 보이지 않는다. 그림자는 어디에도 없다. 다행히 나무가 흰색이기에 여우의 그림자는 신엽(新葉)처럼 선명했다.
*단편소설 이란 말을 꼭 넣어달라고 합니다. |
 |
|
회원작품 게시판
추천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