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매산 억샛숲에서)
최병태
초록은 뉘에게 죄다 주었더냐
온 몸이 백결 같구나
푸른 하늘 아래
지금 속절 없이
하얀 사윈 몸 서걱이며
흔들리고 있는 것이 어찌
너 뿐이겠느냐
서러워 마라
네가 안쓰러워서
함께 흔들리려고
예까지 왔노라
비록 사위어 가고는 있지만
추해지거나 소심해지지 말자
하해진다는 건
쓸데없는 욕망을 버린다는 거잖아
아름다운 퇴장을 위해
지금 이 순간은 너무
아까운 시간이잖니
네 마음 내 맘이고
내 마음 네 마음이 듯
너와 너무 닮은
내 이름도
억새라 불러다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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