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홍 선생 시비 황강변에 세워지다
합천 황강변에 시비·전신상 제막식 거행... 향파기념사업회 마련
향파 이주홍(向破 李周洪·1906~1981) 선생의 시비(詩碑)가 합천 황강변에 세워졌다. 향파기념사업회(회장 이천환)는 31일 오후 합천 새천년생명의숲 공원에서 향파 이주홍 선생 탄신 100주년 기념 시비·전신상 제막식을 열었다.
이주홍 선생은 합천에서 태어나 서울 한성중을 나온 뒤 일본으로 건너가 고학했다. <신소년>에 동화(배암 새끼의 무도)와 시(고향의 동무들이여) 등을 발표했으며, 해방 뒤 서울과 부산에서 교사생활을 하다 국립수산대 교수를 지냈다.
1929년 단편 <가난과 사랑>이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입선했으며, 1939년 문예지 <풍림>을 창간하기도 했고, 1940년 <신소년> 편집장을 지냈다. 향파 선생은 1945년 3월 일제에 저항하다 사상범으로 체포되어 해방되면서 풀려났고, 부산에서 연극활동을 하기도 했다.
부산에서 문예지 <문학시대>를 창간하기도 했던 향파 선생은 '합천군가'와 '합천초등교 교가' 등 지역 7개 학교의 교가를 작사·작곡하기도 했다. 그는 제1회 부산시문화상(1957년)을 수상하고 제1회 경상남도문화상(1962년), 대한민국 예술원상(1973년), 대한민국 문화훈장(1984년), 3·1문화상(1987년) 등을 수상했다.
합천에 향파 선생의 시비를 세우자는 움직임은 2000년 합천문학회를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며, 2004년 한국예총 합천지부가 결성되면서 구체화되었다. 올해 6월 향파 선생의 생가 터에는 표지석과 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시비에는 김상훈 시조시인이 쓴 추모사가 새겨져 있다. 김 시인은 "선생의 작품은 한결 같이 따뜻한 인간사랑을 주조로 하면서 자연사랑과 나라사랑, 겨레사랑에도 깊은 관심과 배려를 다하셨다"면서 "가난하고 외로운 이웃은 물론 이 땅 어느 산모퉁이의 이름없는 꽃 한송이, 풀 한 포기와 어느 들녘에 버려진 돌멩이 하나에도 사랑의 눈길과 손길을 보내셨다"라고 소개했다.
시비에는 이주홍 선생이 쓴 시 <해같이 달 같이>와 <대야실 강변은>이 새겨져 있다. 붓글씨는 서예가 이수희씨가 쓰고, 조각은 장철규씨(부산여대 강사)가 새겼다. 시비 앞에는 의자에 앉아 있는 '이주홍상'이 세워져 있다.
"어머니라는 이름은/누가 지어냈는지/모르겠어요/어…머…니…하고/불러보면/금시로 따스해 오는/내마음/아버지라는 이름은/누라 지어냈는지/모르겠어요/아…버…지…하고/불러보면/오오- 하고 들려오는 듯/목소리//참말 이 세상에선/하나밖에 없는/이름들/바위도 오래되면/깍여지는데/해같이 달같이 오랠/엄마, 아빠의/이름."(이주홍의 시 <해같이 달같이> 전문).
이날 시비 제막식에는 고인의 유족을 비롯해 합천과 부산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참석했다.
이천환 회장은 "오늘 선생이 생전에 지금은 합천의 아이들이 노는 곳이라고 노래하였던 아름다운 공원이 있는 대야실 강변 언저리에 선생의 시비와 전신상을 세우니 예술인의 한 사람으로서 참으로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출처 : 2006-12-31 14:29 ⓒ 2007 OhmyNews 윤성효(cjnews)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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