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박물관은 참으로 소중한 곳이다”
소민호 아동문학작가 초청
‘유물로 말하는 다라국’ 제3회 합천문학 콘서트 개최!
지난 22일(금) 오후 6시, 한국문인협회 합천지부가 주관하는 ‘소민호 아동문학작가 초청, 유물로 말하는 다라국 제3회 합천문학 콘서트’가 이주홍 어린이문학관 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서 손국복 합천예총회장은 축사를 통해 “문화예술 향유 자체가 우리 삶을 윤택하게 만든다. 앞으로 미래세대는 문화콘텐츠를 생산하는 일이 가장 중요한 일로 각광받을 것이다. 특히 언어예술을 구가하는 문학은 꿈과 희망과 삶의 소박한 진실을 표현하는 데에 있어 어떤 예술보다 강력한 도구를 가지고 있다. 이 시간을 기회로 영혼을 살찌게 하는 침착한 세미나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등장한 극단합천 한점숙 단장이 정윤천 시인의 ‘어디 숨었냐, 사십마넌’을 맛깔나는 사투리로 구성지게 낭송하여 관중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소민호 작가는 무대에 등장하자마자 왼손과 오른손을 번갈아 펴보라며 주문하더니 손바닥 안에 뭐가 보이냐는 질문을 뜬금없이 던졌다. ‘사람이 보인다’, ‘손금이 보인다’ 등의 대답이 있었으나 정답은 ‘시’였다. 왼손 바닥을 펴고 들여다보면 정말 세 개의 손금이 ‘시’라고 쓰고 있다.
소 작가는 “왼손은 내가 볼 수 있는 시, 나를 위해 쓰라고 하는 말이다. 오른손은 거울로 비쳐보면 ‘시’라고 읽혀진다. 이는 다른 사람을 위해 쓰라는 말이다”며, “시란 자신을 사랑하고 남을 사랑할 줄 아는 마음, 즉 우리 마음속에 있는 따뜻한 사랑을 의미한다. 동화도 이와 마찬가지이다”고 말했다.
여름방학 합천박물관으로 놀러간 한솔이가 박물관 뒤 잔디밭에서 발견한 동전만한 쇳조각을 문지르자 ‘더기’라는 낯선 소년이 나타나고, 더기와 함께 가야로의 시간 여행을 떠난다는 판타지 동화 ‘다라국 소년 더기’. 이날의 주제가 ‘유물로 말하는 다라국’인 이유가 ‘더기’를 통해 풀어가는 소 작가의 역사정신과 가야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는 단면이기도 하다.
또한 소 작가는 쌍책에서 그리 많은 유물이 나오는 건 대단한 일이며, 예사롭지 않은 곳이기에 수없이 드나들었다고 고백한다. 이곳은 철과 보석을 다루는 기술이 경탄스러울 정도로 놀랍다고 말하는 그는 문명이 발달한 지금의 시대에 고려청자의 빛깔을 흉내는 내도 그대로 재현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하여 “마음을 비우고 욕심을 버리는 장인 정신으로 만들기 때문에 그 빛깔이 가능했다”고 말한다.
‘더기’라는 주인공의 이름은 그 뜻이 ‘높은 고원의 평지’이며, 포부는 높으면서 행동은 겸손하라는 의미로 썼다는 소 작가는 핍박을 받으면서도 왜 하는지를 알고 있는 역사인식을 ‘더기’를 통해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우리가 짊어지고 가야할 역사를 남에게 미루거나 맡기지 말고 ‘역사를 통해 나 자신을 찾을 수 있다’는 바른 의식을 가지고 역사공부를 소홀히 하지 말 것을 당부하는 소 작가의 말을 들으면서 합천박물관을 제대로 이용하는 합천 군민이 얼마나 될까 궁금해졌다. 소 작가가 “합천박물관은 참으로 소중한 곳이다”는 말이 더욱 의미심장하게 들려왔기 때문이다.
소민호 작가는 합천 출생으로 부산아동문학인협회장, 재부 합천문인협회장, 계간 어린이글수레 주간을 역임했으며, 현재 부산해운대문인협회장, 부산아동문학인협회 이사, 한국아동문학인협회 이사, 부산문인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저서로는 ‘단·장편 동화집 호박벌이야기’, ‘형제섬의 비밀 자맥질’, ‘꿈꾸는 빈병’, ‘진짜 으뜸이지’ 등 다수가 있으며, 한국해양문학상, 부산문학우수상, 이주홍아동문학상, 부산아동문학상, 농민문학상 등 다채로운 수상경력이 있다. /이용석 기자
출처: 합천신문 2015.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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